한국여성정책연구원 보고서
자영업·가족일 종사자 중 24.6% ‘자살 유혹’
소득 낮고 사회 보장 취약…대책 마련 ‘시급’
자영업·가족일 종사자 중 24.6% ‘자살 유혹’
소득 낮고 사회 보장 취약…대책 마련 ‘시급’
여성 자영업주와 무급가족종사자들이 자살 위험에 가장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7일 펴낸 ‘여성 자살 현황 및 정책 방안’ 보고서를 보면, 여성 자영업주와 무급가족종사자의 24.6%가 최근 1년 동안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의 경우 7.8%만이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김영택 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무급가족종사자의 경우)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강하기 때문에 이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급가족종사자는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공장 등 사업체에 취업해 정규적인 보수 없이 일하는 노동자를 말한다. 반면 비정규직의 경우 여성 노동자는 24%가, 남성은 16.8%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해 성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정규직 노동자도 여성(14.7%)과 남성(10.3%)의 차이가 4.4%포인트에 그쳤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성인지적 자살 예방정책’을 만들고자 지난해 1차 결과가 나온 국민건강영양조사(2007년) 표본을 분석해 이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는 2005년 기준 한국 여성의 자살률은 10만명당 15.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6명)의 3배에 이르는 등 여성 자살의 비중이 커지고 있어 사회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여성 노인 등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자살 예방사업의 성인지적 구분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자살 충동이나 시도율이 높기 때문에 성별 특성을 고려한 정책과 사회보장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