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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숭례문 복구에 철 3톤, 돌 4천499개 필요

등록 2010-02-10 16:51

기와 3만장, 목재 2만재 들어가
숭례문 누각은 주변에 각종 현대식 고층 건물이 즐비한 바람에 언뜻 왜소한 느낌을 주지만 전통 건축물로는 규모가 엄청나다. 그렇기에 전통기술을 최대한 적용키로 한 숭례문 복구에 소요될 각종 물량 또한 만만치 않다.

이런 공사 자재 중 우선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 철이다. 흔히 전통건축물에는 철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 생각하기 쉽지만, 못이라든가 꺾쇠를 비롯해 적지 않은 철 소재가 들어간다.

이 분야 기술자문을 맡은 고대 철기제작술 전문 정광용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정확한 (철) 소요 물량이 아직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략 3톤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건물 해체 과정에서 수습하게 될 철기 중 재사용이 가능한 것도 꽤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에 소비될 각종 철기를 최대한 전통 제작 방식으로 조달키로 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가 제반 철기 물량을 대기로 약속했다.

포스코는 정 교수팀이 제공하는 전통 기법에 따라 제작한 1차 가공 철 재료를 문화재청에 제공한다. 그다음 이 재료를 토대로 못, 꺾쇠 등 최종 소비품을 제작하는 공정은 전통 장인들이 맡게 된다.

대장간, 즉, 이들 철기를 제작 장소는 숭례문 복구 현장 인근에 마련한다. 아직 대장간 이름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국민대장간' 정도가 될 전망이며, 가동은 "이르면 올 상반기 중"이라고 정 교수는 덧붙였다.

전통 철과 현대식 철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을까?


정 교수는 무엇보다 제련 연료의 차이를 꼽는다. 그에 의하면 전통 제철에는 백탄(白炭), 즉, 참나무 숯을 이용한 반면, 현대식 철을 제련하는 데는 코커스(무연탄)를 주로 사용한다. 이런 차이가 질적인 차이를 부르게 된다고 한다.

정 교수는 "통상 철을 구성하는 5대 원소로는 탄소와 규소, 망간, 인, 황을 꼽거니와, 백탄을 이용하면 인과 황의 혼합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현대식 철 제품에는 이 두 원소 함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금속을 첨가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전통 방식에 의한 철 제품은 '소폰지 아이언'(sponge iron)이라고 해서, 현미경 같은 것으로 비춰 보면 기포 같은 구멍이 많지만 이런 특징 때문에 철을 여러 번 접으면 강도는 외려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면서 "예컨대 강도가 100인 철판에다가 같은 강도의 철판을 접어 붙이면, 단순 수학 계산으로는 강도 200이 될 것 같지만, 실제는 250이 된다"는 것이다.

일본 이소노카미신궁에 소장된 유명한 고대 쇠칼인 칠지도(七支刀) 명문에 보이는 구절 "백번 쇠를 단련했다"는 말이 바로 전통적인 철기 제작법을 말해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도(日本刀) 또한 이런 방식으로 제작된다고 한다.

숭례문 복원에는 적지 않은 기와 또한 필요하다. 문화재청 추산으로 암기와, 수키와, 암막새, 수막새 등 3만여 장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들 기와는 전통 기와 제작 장인인 제와장 한형준씨가 맡는다. 다만 이처럼 많은 물량을 기한 내에 제작하기에는 전남 장흥에 그가 운영하는 기존 가마가 너무 적어 이참에 문화재청은 새로운 가마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가 만든 기와를 실제 올리는 일은 이 분야 전통 장인인 번와장 이근복씨가 맡는다.

숭례문은 총 13만재(42.12㎥/1재 = 0.000324㎥)의 목재로 구성된다. 화재로 소실된 목재가 약 4만재이고, 이미 확보한 물량이 2만4천재이니, 수습한 목재를 대부분 재활용한다고 가정해도 약 2만재에 이르는 물량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숭례문 양쪽으로 총길이 104m(높이 9m) 가량을 복원할 성곽 축조를 위해서는 모두 551㎥에 달하는 돌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대규격 354개, 중규격 590개, 소규격 3555개의 총 4천499개가 소요된다.

이 외에도 단장을 위해 막대한 단청 안료가 들어간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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