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픈 책 바로 사고, 결제는 나중에
후불제 도서 쇼핑몰 ‘하하야’
10일 무료로 10만원 빌려줘
10일 무료로 10만원 빌려줘
취업 준비중인 윤담(30)씨는 지난달 말 경영 관련 책을 돈 대신 3만여 ‘얀’을 주고 인터넷에서 샀다. 당장 책을 살 만한 여유가 없어, 외상으로 보고 싶은 책을 구매한 것이다.
윤씨처럼 사고 싶은 책이 있지만 통장 잔고가 바닥난 사람들을 위해, 먼저 책을 산 뒤 나중에 갚는 후불제 인터넷 도서 쇼핑몰이 등장했다. 지난달 문을 연 ‘하하야’(www.hahaya.co.kr)에 가입해 공인인증서로 실명 인증을 받으면, 현금처럼 사용하고 충전할 수 있는 10만‘얀’을 받아 10만원어치의 책을 구입할 수 있다. 10일 안에 갚으면 이자(1주일에 1%)는 붙지 않는다.
얀으로 책을 살 수 있는 곳은 교보문고, 알라딘 등 인터넷 책 쇼핑몰 다섯 곳이다. 하하야는 주문자를 대신해 현금으로 책을 사주고, 이 과정에서 쇼핑몰이 주는 적립포인트를 따로 챙겨 하하야를 운영한다.
공경용(30) 하하야 대표는 “책을 사고 싶은 욕구가 들 때 미루지 않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름도 ‘꿈을 이뤄주는 천사’라는 뜻의 히브리어인 ‘하하이야’에서 따온 하하야가 됐다.
공 대표가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주위의 많은 이들이 “사람들이 돈을 갚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묻곤 했다. 공 대표는 ‘공부하고 싶어 책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양심’을 믿기로 했다. 현재 블로그·트위터의 입소문을 타고 대학생과 갓 사회에 진출한 20~30대가 하하야를 통해 하루 50여권의 책을 사고 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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