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용범(55·사진 왼쪽)씨
‘케이블업계의 산 증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씨앤앰(C&M)에서 일하는 함용범(55·사진)씨의 별명이다. 이직이 잦은 케이블업계에서 20년 넘게 한우물만 팠으니 그럴만도 하다.
함씨가 케이블 쪽에서 처음 발을 내디딘 것은 1984년. 중학교 졸업 뒤 가정 형편으로 고교에 진학하지 못했지만 독학을 통해 익힌 기술로 유선방송과 첫 인연을 맺었다. 잠시 영상음향기기 쪽으로 자리를 옮겼던 그는 91년 유선방송으로 복귀해 20년을 일했다.
“학벌은 안 됐지만, 성실함으로 제 능력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다행히 회사에서는 그런 나를 인정해줬구요.”
회사는 지난달 26일로 정년을 맞이한 그에게 더 일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 자리에서는 함씨는“내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살아왔다”며 눈시울을 붉힌 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언제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6년 씨앤앰의 공채1기 사원으로 당당히 입사해 아버지의 후배가 된 함씨의 아들 성혁(30)씨는 “자신의 일에 무한한 열정을 갖고 계신 아버지가 존경스럽다.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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