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 각막 받은 권모씨…“나눔 실천하며 살겠다”
"벌써 1년이 지났네요. 늘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주기일인 16일 그의 각막을 기증받았던 권모(71.경북 안동시)씨는 "고마운 분"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권씨는 김 추기경의 선종 바로 다음날인 작년 2월 17일에 서울 가톨릭성모병원에서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다.
젊은 시절에 공장에서 일하다가 눈을 다친 이후 늘 불편하게 지냈던 권씨는 나이 70이 다 돼서 각막을 이식받은 뒤부터 조금이나마 불편함을 덜 수 있었다.
권씨는 나중에 각막을 기증한 사람이 김 추기경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한동안 가슴이 찡했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안동 목성동 성당을 지나치면서도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김추기경이 그 곳에서 잠시 근무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연이란 것이 뭔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권씨 말처럼 김추기경은 지난 1951년 대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안동 목성동 성당에서 잠시 일을 했다.
전쟁이 한창이었던 터라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있었고 젊은 신부는 특히 어린 아이들이 배를 많이 곯지 않을지 노심초사 하면서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기경은 당시에도 성당을 찾은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 아직도 안동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추기경은 그 뒤 60년 가까이 지나 세상을 떠나면서 각막을 기증했고 결국 안동에 사는 사람에게 이식되기에 이르렀던 것. 권씨는 "남다른 인연을 맺은 추기경님께 다시 한 번 고마운 맘을 전하고 싶다"라며 "남은 생을 추기경께서 남긴 사랑과 용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면서 살고 싶다"라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 (안동=연합뉴스)
추기경은 당시에도 성당을 찾은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등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 아직도 안동에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추기경은 그 뒤 60년 가까이 지나 세상을 떠나면서 각막을 기증했고 결국 안동에 사는 사람에게 이식되기에 이르렀던 것. 권씨는 "남다른 인연을 맺은 추기경님께 다시 한 번 고마운 맘을 전하고 싶다"라며 "남은 생을 추기경께서 남긴 사랑과 용서,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면서 살고 싶다"라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 (안동=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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