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도 어김없이 졸업식 시즌이 왔고 어김없이 졸업식 뒤풀이가 이슈가 되었다 '도를 넘는 행동'이라며 '완전 미친' 학생들이라고 손가락질 하고 있다. 간간히 아이들을 내몰린 어른들 스스로 반성하자는 말과 새로운 졸업식뒤풀이를 제안하는 말이 들리긴 하지만 그 목소리는 미미하기만 하고 '똘아이'들의 '엽기행각'에 초첨이 맞춰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언론..이라고 부르기에도 뭣한 인터넷신문들이 압장서고 있었다 뉴시스라는 꽤 유명한 통신사는 (연합뉴스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일까) 같은 시각에만 무려 여섯건의 기사를 올리고 있었다. 그것도 교묘하게 사진과 제목을 바꿔가면서....
그 외에도 이른바 '듣보잡' 신문들이 인터넷 클릭수를 위해 아이들의 그릇된 행동을 이용하고 있다. 일단 특종이 될 만한 사한이라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심도깊은 기사를 바라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졸업식 뒷풀이에 '옷을 벋는 막장 아이들' 그 자체에 눈이 돌아가 생각없이 마구 찍어내고 있는 것이다.
도를 넘은 알몸 졸업식 뒤풀이는 도를 넘은 선정적 사진으로 도배한 인터넷신문의 확대재생산으로 문제해결을 제안하기보다 단지 엿보기에만 초점이 맞춰진다. 인터넷신문은 속도전이라는 핑계따위 듣고 싶지 않다. 도대체 이들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좀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미성숙한 우리 아이들의 잘못된 판단에서 온 일을 바로 잡아 줄 생각따위는 하지않고 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한 여러가지 이유에 대해서 고민해 볼 생각따위는 하지않고 선정적인 사진과 말들로 '막장 아이들 잘못'이라 전부 뒤짚어 씌우고는 나몰라라 해버린다. 그래서 결국 매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작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국 변한건 없고 상황은 악화되어져 간다 인기검색어 1위를 '졸업식 뒤풀이'가 계속 차지하고 있는 오늘은 안타깝게도 설이다 민족의 대명절, 많은 가족들과 친척들이 모이는 이날 부디 이 졸업식뒤풀이 사건이 사진 몇 장으로 사람들의 입에 쉽게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들이 왜 옷을 벗었는지 단지 몇몇 아이들의 문제인지 혹 기사를 읽는다는 명목하에 이 사진 저 자신을 훔쳐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는 그 아이들에게 떳떳한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아니 그런 생각을 하기 귀찮다면 이 사건에 대해 한심스럽다는듯이 함부로 얘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뉴시스, 교묘하게 사진과 제목을 바꿔가면서 같은 시각 올려진 여섯건의 기사

'듣보잡'신문들의 하루종일 쏟아내는 '내용없는' 폭탄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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