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21년전 네쌍둥이, 간호사 돼 돌아왔어요

등록 2010-02-16 20:15

가천의대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이 16일 네쌍둥이 자매에게 1989년 1월 이들이 태어날 때 사진 을 담은 액자를 선물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슬·설, 이 이사장, 솔·밀씨.  사진 길병원 제공
가천의대 길병원 이길여 이사장이 16일 네쌍둥이 자매에게 1989년 1월 이들이 태어날 때 사진 을 담은 액자를 선물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슬·설, 이 이사장, 솔·밀씨. 사진 길병원 제공
태어난 가천의대 길병원에 첫 출근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섬기는 따뜻한 간호사가 될래요.”

네쌍둥이 자매가 자신들이 태어난 병원에 간호사가 됐다. 21년 전인 1989년 1월11일 인천 가천의대 길병원(이사장 이길여)에서 태어난 네쌍둥이 황슬·설·솔·밀 등 4자매가 16일 나란히 첫 출근했다.

그동안 수원여대와 강릉 영동대를 다니느나 떨어져 지내다 최근 병원 근처에 연립주택을 구해 옮겨온 이들은 연두색 간호사 제복을 차려입고 병원을 둘러보며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맏이인 황슬씨는 “첫 출근이라 조금 두렵기는 하지만 열심히 하고 잘 적응해서 병원에서 봉사를 가장 잘 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21년 전 당시 강원도 삼척에서 광원으로 일하던 이들의 아버지의 수입으로는 출산 비용조차 감당하기 힘들어 어머니는 친정인 인천 동네병원에 입원했다. 보기 드문 네쌍둥이인데다 예정일보다 3주나 앞서 진통이 시작되는 등 산모 상태가 나빠지자 길병원으로 옮겨와 무사히 출산할 수 있었다. 이에 감동한 이 이사장은 수술비와 입원비를 면제해줬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자라서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을 내줄테니 꼭 연락해달라”고 지원을 약속했다.

2007년초 이들을 기억해낸 이 이사장은 수소문 끝에 네 자매가 모두 간호과에 합격하고도 학비를 마련할 길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는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전달해 18년 전의 약속을 지켰고, “열심히 공부하면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뽑겠다”고 다시 약속했다. 네 자매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10일 치뤄진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해 성원에 보답했다.

이 이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희귀한 네쌍둥이를 건강하게 키워낸 엄마가 훌륭하다”며 “나이팅게일 선서의 가르침대로 모두 훌륭한 간호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