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54·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동해·독도 관련 고지도 공개한 호사카 유지 교수
“고지도가 원래 비쌉니다. 나오면 (수집가들이 많아서) 빨리빨리 사라지구요.” 다음달 2일부터 여의도 국회도서관 1층에서 열리는 동북아역사재단의 ‘동해·독도 고지도 전시회’에서 고지도 4점을 새로 공개하는 호사카 유지(54·사진·세종대 교양학부)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독도 관련 전문가다. 그동안 그가 지금까지 써낸 독도 관련 논문은 10여편에 이르고, <일본 고지도에도 독도 없다>(2005) 등 연구서 2권도 펴냈다. 그의 이름은 일본식인 ‘호사카 유지’지만, 국적으로 본다면 엄연한 한국인이다. 1988년 한국으로 건너와 2003년 한국 국적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독도 논쟁에서 일본을 이기려면 3자까지도 설득할 수 있는 세심한 논리를 펴야 한다”고 주장해 ‘팩트’보다는 ‘주장’에 기울어진 한국 내 독도 관련 논의에 신선한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가수 김장훈씨 후원금으로 일본서 발굴
1868년 지도선 일본해 단독표기 안해 호사카 교수는 “독도 관련 고지도를 발굴·구입하는 데 가수 김장훈씨의 도움이 컸다”며 웃었다. 평소 독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 온 김장훈씨는 지난해 11월 독도와 관련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호사카 교수, 민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씨 등에게 독도 관련 사업에 써달라며 각각 1억원을 기증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 돈으로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독도·동해’ 관련 고지도 네 점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희귀한 원본 고지도는 한국돈으로 2천~3천만원을 호가한다. 그가 이번에 발굴한 ‘관허대일본사신전도’를 보면, 동해의 한국 쪽은 ‘조선해’, 일본 쪽은 ‘일본 서해’로 표기한 점이 눈에 띈다. 지도를 만든 사람은 일본의 유명한 지도 제작자 하시모토 교쿠란사이(1807~78)로 일본의 메이지 원년인 1868년에 제작했다. 민간에서 제작한 지도이긴 하지만, 일본 관청의 인가를 받은 관허 지도다. 동북아역사재단에서는 “동해·일본해 병기 주장을 뒷받침하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 ‘대일본전도’(1877년)도 눈에 띈다. 이 지도를 제작한 주체인 ‘육군참모국‘은 육지측량부를 거쳐 현재 일본 국토지리원이 된다. 이 지도에는 독도가 일본 영토에 들어 있지 않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육군참모부가 제작한 ‘관찬’ 지도에 독도 표기가 빠져 있다는 것은 1905년 시마네현 고시 이전에도 일본이 독도를 영유해 왔다는 일본 쪽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동해·독도 고지도 전시회에는 호사카 교수의 지도 4점을 포함해 동·서양 고지도 40점이 전시된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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