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판결뒤 정부비판 기자회견했다고…
검찰이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의 기자회견을 ‘미신고 집회’로 규정하고 본격 수사에 나서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유호근)는 지난달 21일 <문화방송> ‘피디(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 판결이 난 뒤 검찰과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한 전공노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전공노는 당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조합원 10여명이 모여 ‘여당과 검찰의 사법부 독립 훼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20분가량 열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 등을 외친 것이 사실상 미신고 집회에 해당한다고 보고, 집시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서울 서초경찰서를 통해 양성윤 전공노 위원장에게 17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지난 11일 통보했으나, 양 위원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윤진원 전공노 대변인은 “평화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피디수첩 정당하다’는 등 몇 가지 구호를 외친 것뿐인데 왜 문제 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노조 탄압으로 보고,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다른 전공노 간부 등도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당시 법원 근처에서 기자회견 명목의 집회를 연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전공노를 포함한 4개 단체를 모두 집시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웅 김경욱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