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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외국영리병원에 내국인 진료 100% 허용”

등록 2010-02-18 08:34

국내 영리병원 추진 현황
국내 영리병원 추진 현황
복지부 ‘5년뒤 50% 제한’ 국ㄱ회에 의견서 제출
의료단체 “공공의료 더욱 취약해질 것” 반발
송도 국제병원엔 투기자본 등 투자밝혀 곤란




보건복지가족부가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설 외국 영리병원에 대해, 병원 문을 연 뒤 5년 동안은 내국인 진료를 100% 허용하자는 의견을 국회에 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또 서울대병원과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이 함께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이 병원에 보건단체들이 우려했던 대로 미국계 제약사와 투기자본이 투자를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

■ 내국인용 영리병원 되나 복지부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에 낸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의료기관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황우여 한나라당 의원 대표발의)에 대한 의견서에서 “외국의료기관의 내국인 진료 비율은 병상 수의 50%로 제한해야 한다”며 “다만 의료기관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최초 진료를 시작한 뒤 5년 동안은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이 진료를 시작하고 5년 동안은 내국인 진료를 100% 허용하겠다는 얘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투자 초기 단계라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수가 적어, 의료기관이 제대로 경영을 하려면 내국인 이용이 불가피한 만큼, 5년 동안은 규제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은 “내국인 진료를 50~100% 허용한다는 것은 외국 영리병원이 내국인을 상대로 맘 놓고 돈벌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라며 “경제자유구역에 사는 외국인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외국 영리병원의 애초 목적은 거짓말임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 ‘제약사 병원’ 나올라 인천 경제자유구역청은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낸 자료에서 “미국계 제약사, 헬스케어 분야 사모펀드 등 3~4개 기업이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관련 법(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의료기관 특별법)이 제정되면 투자가 확정될 것이고, 각 사의 투자 규모는 약 2억~3억달러(2200억~3300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약사가 의료기관의 지분을 갖게 될 경우, 병원에서 자사 의약품을 쓰게 해 의사들의 처방권이 제한되고 약품 임상시험에 환자들이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복지부는 이런 이유로 제주특별자치도에 국내 영리병원을 허용하면서 제약업체의 의료법인 설립이나 지분 참여를 금지시켰다. 곽정숙 의원은 “제약사뿐만 아니라 ‘론스타’ 같은 투기자본이 들어오면 이윤에 초점이 맞춰져 의료비가 치솟을 게 분명하다”며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면 바로 투자 금액을 회수하는 등 ‘먹튀’ 가능성도 있어 환자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의료 영리화’ 물꼬 틀 우려 현재 우리나라에선 제주도특별자치도와 경제자유구역 등 정부가 법으로 허용한 곳에서만 외국 영리의료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의 외국 영리병원에 내국인 진료가 50~100% 허용되면 부산·진해, 광양, 황해, 새만금·군산, 대구·경북 등 나머지 경제자유구역 5곳에 곧바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들 지역에 외국 영리병원이 생기면 전국적으로 내국인이 영리병원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존스홉킨스병원, 서울대병원 등 이름이 알려진 곳이 병원을 세워 진료를 시작하면 국내 환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병원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값비싼 최신 의료기술을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공병원 가운데 최고의 의료기술을 가진 곳으로 평가받는 서울대병원이 영리병원에 가담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공공의료가 더욱 취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기획재정부가 의료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영리병원 허용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 들어설 외국 영리병원과의 형평성을 내세워 국내 병원들도 같은 혜택을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소연 김양중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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