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수(43)씨
이양수씨, 이천시의회 상대 2년째 정보공개 싸움
“시의원 나리들께서 칼국수집 주인한테 뭐가 그리 캥기는지 모르겠습니다.” 경기도 이천시내에서 조그마한 칼국수 집을 운영했던 이양수(43·사진)씨는 2년 가까이 시민의 대의기관이라는 시의회와 ‘투쟁’ 중이다. 이씨의 ‘고군분투’는 2007년으로 거스른다.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해오던 이씨는 이천시 청소용역업체들과 얽힌 비리척결을 요구하는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그러나 이런 비리 의혹을 풀고 감시해야 할 시의회 태도는 이상할 정도로 수동적이었다. 더욱이 이천시 의원들은 당시 의정비를 경기도내 최고 수준(전년 대비 74.1%)로 올려 놓고 외국 시찰까지 떠났다. 이씨는 이에 시의회는 무슨 일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자못 궁금해졌다. 뜯어보니 이천시의회는 기관명의의 신용카드가 있었고, 카드는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보기로 맘 먹었다. 이씨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에 대한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개략적인 사용내역만 내놓았다. 때문에 이씨는 자세한 내역 공개를 요구했고, 시의회는 “사생활 침해 여지가 있다”며 거부했다. 결국, 이씨는 2008년 7월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수원지법에 냈다. 2009년 4월 승소했지만, 의회는 “시의원들이 언제 어느 영업소에서 누구와 함게 카드를 사용했는지 공개되면 해당 영업소의 정보가 공개돼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시의회가 주장하는 불이익 우려는 없다”며 지난해 12월11일 이를 기각했다. 이씨는 두 번이나 승소했지만, 아직도 의원들의 카드 사용내역은 보지 못하고 있다. 시의회가 1, 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기 때문이다.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며 번돈을 쪼개 300만원이 넘는 재판비용을 들였지만 이씨로선 이해할 수 없다는 말 이외엔 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시민의 대표기관이 시민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무슨 존재가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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