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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컨테이너 특공대’ 침투 54일 저항 3분만에 끝

등록 2005-06-08 18:04수정 2005-06-08 18:04

<b>강제진압되는 오산 농성 철거민들</b> 8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W빌라에 농성중인 철거민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진압되고 있다. 연합
강제진압되는 오산 농성 철거민들 8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W빌라에 농성중인 철거민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진압되고 있다. 연합

오산 세교지구 농성철거민 강제해산

철거민들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4월16일부터 농성을 벌여온 경기도 오산의 세교택지개발지구 사태가 54일 만에 경찰의 강제해산으로 막을 내렸다.

최루액·물대포에 화염병 맞서

화염병 저항하는 농성 철거민들 8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W빌라에 농성중인 철거민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진압에 앞서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하고 있다. 연합


경찰의 본격 작전이 시작된 8일 오후 1시 오산시 수청동 세교택지개발지구는 전쟁터를 방불했다. 경찰의 연막탄이 연신 터지고, 최루액이 섞인 물대포가 철거민들의 농성장 위로 쏟아져 내렸다. 이어 경찰특공대원 10여명을 담은 컨테이너 2대가 77m짜리 대형 크레인에 매달린 채로 철거민들이 농성 중인 10여m의 망루로 서서히 접근해갔다. 철거민들은 이에 맞서 화염병과 벽돌, 쇠파이프를 내던지며 격렬히 저항했다.

철거민들은 농성을 벌였던 건물 옥상 위에 이불과 폐비닐, 종이 등을 모아 놓고 불을 질러 이 일대는 시커먼 연기로 뒤덮였다. 연기 속에서는 “차라리 내 주검을 거둬가라”는 한 철거민의 절규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특공대를 태운 컨테이너는 철거민들의 빌라 옥상과 망루를 찍어내리며 착륙해 특공대원들을 쏟아냈으며, 각목과 쇠파이프로 저항하던 철거민들은 더 버티지 못했다. 특공대 진입 3분도 되지 않아 철거민들은 길었던 ‘투쟁의 끈’을 놓고 등뒤로 수갑이 채워지거나 머리 위로 손을 올리고 하나둘씩 연행됐다. 진압과정에서 철거민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철거민과 경찰 모두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 큰 부상없이 ‘상황 종료’


경찰은 이날 투신 등에 대비해 빌라 주변에 그물망 50개와 매트리스 40개를 깔아놓고, 오전 10시께부터 3시간 가까이 물대포 공세로 휘발유와 시너 등 철거민들이 준비한 인화물질을 무력화시켰다. 또 20개 중대를 농성현장 외곽에 배치해 전국철거인연합 회원 등 외부인의 진입을 막았다.

화성경찰서는 이날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간부와 세교지구 철거민 등 모두 29명(남자 25명, 여자 4명)을 모두 연행해 조사를 벌인 뒤, 혐의가 확인되면 모두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강제진압 직후 현장 수색을 벌여 엘피가스통 4개와 사제 화염방사기 2개 골프공을 쏠 수 있는 ‘새총’ 등을 압수했다.

여성 4명등 29명 연행 조사

연행되는 오산 농성 철거민들 8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W빌라에 농성중인 철거민들이 경찰에 의해 강제진압된 뒤 연행되고 있다. 연합


오산시 수청동 등 4개동 98만3천여평의 터에 2008년 말까지 1만6천여가구의 공동주택을 짓는 세교택지개발지구에서는 택지분양권과 임시이주단지 제공 등을 요구하는 철거민들과 전국철거민연합 간부 등이 모여 농성을 벌여왔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새벽 이들의 장기농성용 망루 설치를 막는 과정에서 경비용역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

전철련과 오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농성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택공사와 철거민쪽이 어느 정도 합의수순을 밟고 있는데 경찰은 이를 모른 체하고 강제진압을 했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오산/김기성 기자 rpqkfk@hani.co.kr

오산 농성 철거민 강제진압 8일 오후 경기도 오산시 세교택지개발지구 W빌라에 농성중인 철거민들을 연행하기 위해 경찰이 강제진압 작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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