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보전가치 11조원
1인당 지불의사 5만5천원 조사
비무장지대의 가치는 얼마일까? 20세기가 한반도에 남긴 역사·생태 지역인 비무장지대(DMZ)는 한강 하구 서해에서 강원 고성군 명호리까지 총길이 248㎞, 면적은 907㎢에 이른다. 사향노루 등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1급 15종, 천연기념물인 물범을 비롯해 2급 67종 등 모두 2930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6·25전쟁과 분단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역사 유적지다. 경기개발연구원(경기연)과 강원발전연구원은 22일 공동 보고서 ‘DMZ 일원 주요 자원의 보전가치 추정 연구’를 내고 비무장지대의 전체 보전가치가 모두 11조47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전가치는 비무장지대의 이용을 통해 얻어지는 부가가치와는 상관없이 현재 수준에서 일반인들이 느끼는 가치를 정량화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이를 위해 서울 경기·강원과 전국 6개 광역자치단체 시민 등 1737명을 상대로 비무장지대의 5가지 대표 자원을 설명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한 1인당 지급 의사액을 물었다. 5가지는 비무장지대 면적과 멸종위기종의 수(환경생태자원 대표), 판문점(안보·전쟁유적자원 대표), 국가 지정 문화재(역사문화자원 대표), 민통선마을 등이었다. 이 결과, 시민들의 평균 지급 의사액은 5만5000원으로 조사돼 5개 자원의 보전가치는 2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여기에 판문점 외의 다른 전쟁유적자원과 지정문화재 등을 더해 전체 보전가치를 재추산해 보니 전체 보전가치가 11조4700억원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박은진 경기연 환경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비무장지대 보전을 놓고 경기도와 강원도 주민들간의 온도 차이는 있었지만 보전을 위한 지급 의사는 전국민적으로 높은 편이었다”며 “향후 비무장지대 보전을 위한 국민신탁 등 민간기금 마련 운동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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