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소득 줄었어도 사교육비 더 썼다

등록 2010-02-24 14:20

고소득층 사교육비 증가율 가장 높아
학원수강은 줄고 개인·그룹과외 늘어
지난해 경제위기 탓에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었는데도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졌지만 자녀 사교육비로는 더 많은 돈을 썼다는 얘기다. 특히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높았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은 전국 1012개 초·중·고교 학부모 4만4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09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생의 총 사교육비가 21조6000억원으로, 2008년에 견줘 3.4% 늘어났지만 전국 단위의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의 사교육비 평균 증가율 12.1%는 물론, 2008년 증가율 4.3%에 견줘도 0.9%포인트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교과부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총소득(GDI)이 상반기에 견줘 4.15% 증가했는데도 학생 1명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상반기의 24만2200원에서 24만1600원으로 0.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주호 교과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드디어 사교육비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국민소득이 증가하는 추세인데도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오히려 줄어,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 대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계 자료를 찬찬히 살피면 교과부의 발표가 ‘제 논에 물 대기’식 해석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지난해 실질 가계소득은 국내총소득이 증가했는데도 2008년보다 감소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1분기 311만6000원, 2분기 292만8000원, 3분기 305만1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3.0%, 2.8%, 3.3% 줄었다. 교과부가 근거로 제시한 국내총소득은 가구 소득에 기업 소득을 포함한 것이서, 실제 국민들이 번 돈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교과부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학부모들은 2008년에 비해 실질 가계소득이 줄었는데도 여전히 사교육비를 더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사교육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은 역시 영어와 수학이었다. 영어는 전체 사교육비의 33.1%를 차지해 2008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고, 수학의 비중은 27.7%였다. 수학의 경우, 전년에 비해 사교육비 증가율이 8.1%로 가장 높았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더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학생 1명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지난해 51만4000원으로 2008년(47만4000원)보다 8.4% 늘었다. 반면 100만~700만원 가구의 사교육비 증가율은 0.4~4.5%로 나타났다.

사교육 유형별로는 학원 수강이 61.9%로 2008년의 64.4%보다 감소한 반면, 개인과외는 15.4%에서 16.8%로, 그룹과외도 9.6%에서 10.7%로 각각 늘어났다. 이는 학원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또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의 월 사교육비가 각각 43만5000원과 42만8000원으로 일반고에 진학하려는 학생(25만4000원)보다 훨씬 많아, 특목고 등의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춘재 황보연 기자 cj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