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사교육비 증가율 가장 높아
학원수강은 줄고 개인·그룹과외 늘어
학원수강은 줄고 개인·그룹과외 늘어
지난해 경제위기 탓에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었는데도 사교육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졌지만 자녀 사교육비로는 더 많은 돈을 썼다는 얘기다. 특히 고소득층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높았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은 전국 1012개 초·중·고교 학부모 4만4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09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교과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생의 총 사교육비가 21조6000억원으로, 2008년에 견줘 3.4% 늘어났지만 전국 단위의 사교육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의 사교육비 평균 증가율 12.1%는 물론, 2008년 증가율 4.3%에 견줘도 0.9%포인트 줄었다는 것이다.
특히 교과부는 지난해 하반기 국내총소득(GDI)이 상반기에 견줘 4.15% 증가했는데도 학생 1명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상반기의 24만2200원에서 24만1600원으로 0.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주호 교과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드디어 사교육비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국민소득이 증가하는 추세인데도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오히려 줄어,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 대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계 자료를 찬찬히 살피면 교과부의 발표가 ‘제 논에 물 대기’식 해석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지난해 실질 가계소득은 국내총소득이 증가했는데도 2008년보다 감소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가구(2인 이상)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1분기 311만6000원, 2분기 292만8000원, 3분기 305만1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3.0%, 2.8%, 3.3% 줄었다. 교과부가 근거로 제시한 국내총소득은 가구 소득에 기업 소득을 포함한 것이서, 실제 국민들이 번 돈과는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교과부의 주장과 달리 지난해 학부모들은 2008년에 비해 실질 가계소득이 줄었는데도 여전히 사교육비를 더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체 사교육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은 역시 영어와 수학이었다. 영어는 전체 사교육비의 33.1%를 차지해 2008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고, 수학의 비중은 27.7%였다. 수학의 경우, 전년에 비해 사교육비 증가율이 8.1%로 가장 높았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더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학생 1명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지난해 51만4000원으로 2008년(47만4000원)보다 8.4% 늘었다. 반면 100만~700만원 가구의 사교육비 증가율은 0.4~4.5%로 나타났다. 사교육 유형별로는 학원 수강이 61.9%로 2008년의 64.4%보다 감소한 반면, 개인과외는 15.4%에서 16.8%로, 그룹과외도 9.6%에서 10.7%로 각각 늘어났다. 이는 학원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또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의 월 사교육비가 각각 43만5000원과 42만8000원으로 일반고에 진학하려는 학생(25만4000원)보다 훨씬 많아, 특목고 등의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춘재 황보연 기자 cjlee@hani.co.kr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더 증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 소득이 700만원 이상인 가구의 학생 1명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지난해 51만4000원으로 2008년(47만4000원)보다 8.4% 늘었다. 반면 100만~700만원 가구의 사교육비 증가율은 0.4~4.5%로 나타났다. 사교육 유형별로는 학원 수강이 61.9%로 2008년의 64.4%보다 감소한 반면, 개인과외는 15.4%에서 16.8%로, 그룹과외도 9.6%에서 10.7%로 각각 늘어났다. 이는 학원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로 분석된다. 또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진학을 원하는 중학생의 월 사교육비가 각각 43만5000원과 42만8000원으로 일반고에 진학하려는 학생(25만4000원)보다 훨씬 많아, 특목고 등의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춘재 황보연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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