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정부 부처의 ‘홍보 블로그’ 운영 예산
올 1억5천만원 편성...경품행사비가 절반 차지
‘누리꾼 호평’ 재정부는 겨우 2천5백만원 대조적
‘누리꾼 호평’ 재정부는 겨우 2천5백만원 대조적
일부 정부 부처가 ‘부처 홍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한 해 1억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부처의 블로그는 적은 예산으로 운영되는 다른 부처의 블로그들과 수준이 엇비슷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대표 김영희·이승휘)가 33개 중앙 부처와 산하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홍보 블로그 운영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블로그 운영 예산은 중앙 부처 중에선 문화체육관광부가 1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여성부 7000만원, 국방부 6500여만원(3개 운영)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획재정부, 농림수산식품부 등은 이들의 절반 수준만 쓰고 있었다. 산하기관 가운데는 통계청이 올해 블로그 운영 예산으로 1억7000만원을 배정해 가장 많았다.(표 참조) 블로그 운영에 비용을 많이 들이는 곳은 주로 누리꾼 대상의 행사에서 상품을 나눠주는 등 블로그를 알리는 데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부 블로그 담당 관계자는 “콘텐츠 제작비용 8000만원, 블로그를 알리기 위한 프로모션 비용으로 7000만원을 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화부 블로그 예산 1억5000만원에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기자단’ 운영비 5000여만원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 운영 비용은 2억여원에 이른다. 다른 부처는 기자단에 지급하는 원고료를 ‘블로그 운영 비용’에 포함시키고 있다. 문화부는 지난해에도 외부업체에 블로그 운영을 위탁해 위탁운영비 3000만원, 프로모션비 5000만원 등 1억1900여만원을 블로그 운영에 사용했다. 지난해 기자단 운영비는 3200만원이었다. 하지만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좋은 반응을 얻는 블로그들이 있어, 블로그에 1억원을 넘게 쓰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기자단에 지급하는 원고료, 웹툰 원고료 등 콘텐츠 비용 2100만원을 포함해 블로그 운영에 지난해 3379만원을 썼다. 올해는 개발비를 제외하고 25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기획재정부 블로그는 ‘경제용어사전’을 매일 업데이트하는 등 누리꾼의 좋은 반응을 얻어 ‘2009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공공블로그 부문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황순구 재정부 미디어기획팀장은 “블로그는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라고 말했다. 블로그 서비스 전문업체 ‘태터 앤 미디어’의 이성규 팀장은 “주로 블로그 운영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은 상품 지급 등 외부 행사나 프로모션 비용이 대부분인데, 블로그라는 것은 콘텐츠가 좋으면 저절로 홍보가 되는 온라인 미디어”라며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행사를 하고 돈을 들이는 것은 불필요한 예산 지출”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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