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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심사평] 볼수록 기분 좋아지는 사진

등록 2010-02-26 10:28

강용석/ 사진가·백제예술대학 사진과 교수
강용석/ 사진가·백제예술대학 사진과 교수
언제나 그렇듯 출발의 의미는 항상 새롭다. 이처럼 새로운 시작의 의미를 사진 이미지로 시각화하는 일은 항상 많은 사진가들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이번에도 1200여점의 사진이 출품됐다. 이 중에서 6점의 대상과 입선작을 선별해 내기 위해 심사위원 모두 내적 갈등과 외적 경쟁의 과정을 거쳤다.

대상으로 선정한 <한살배기의 새로운 출발>은 이번 공모전의 내용과 형식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데 심사위원 모두 동의했다. 경쾌한 구성과 밝은 표정, 그리고 컬러의 사용과 배경 처리 등이 기분 좋아지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작은 울림>은 단순한 구성에 꽃사슴이 소재로 등장하는 특별한 사진이었다. 아프리카 오지의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보는 듯이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황금분할을 의식한 구성으로 왼쪽으로 치우친 돌다리와 물 위에 이는 파장은 이 사진의 시각적 공명을 더해준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같은 형태의 나열은 시선을 집중시키고 패턴의 의미를 증폭시킨다는 시각 법칙에 충실한 사진이다. 특히 광선 조건에 따른 그림자 배열은 단순해질 수 있는 소재에 시각의 풍요로움을 더해주고, 위쪽 관중석 난간의 그림자와 더불어 변화를 유도하여 집중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루한 희망>의 사진가는 아마도 시각적 훈련이 잘되어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이분할의 화면 구성에 같은 형태를 양 프레임에 반복하고 관계 맺게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드는 어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구성법은 현대 사진이 추구해 온 상징적 구성법으로, 대상의 1차 의미가 아닌 사진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2차 의미에 집중해야 이미지를 읽을 수 있다. 기차 속의 일상적인 사람들의 모습과 모니터(광고판?) 속에 외로이 질주하는 듯이 보이는 사람과의 관계 설정을 통해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의 의미는 기록이 끝나는 지점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사진의 현대적 개념을 되새기게 한다.

<현장의 사람들#1>은 최종 심사에서 대상 물망에 올랐던 유력한 사진 중 하나였다. 사진의 내용이나 촬영 테크닉, 빛의 적용 등 내용적으로나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 훌륭한 사진이었다. 화재가 난 건물 더미 속에서 구조대원들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역광의 조명등에 비춰진 인물들의 실루엣은 재난 사진임에도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는 사진이었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가 ‘새로운 출발’이었기에 이 사진의 주제 부합 여부를 놓고 심사위원들 사이에 논쟁이 있었음을 밝혀둔다.

<공간의 다름>은 화면 분할과 소재의 대비를 통해 의미를 유추해 내는 사진이다. 우리는 화면을 구성할 때 보통 두 개 이상의 소재들을 연관짓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만들곤 한다. 한 프레임 안에 관련된 소재의 형태가 많이 연관지어질수록 복합적인 의미를 담게 되고, 한 장의 이미지를 통해 여러 가지 의미를 연상하게 만든다. 현대 사진에서 사진가는 대상을 향하는 것과 자아로 향하는 시선을 결합해 복합조형적 표현을 만들어낸다. 이 사진은 그러한 현대적 사진 개념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강용석/백제예술대학 사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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