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재(58) <한국방송> 광주총국 심의위원
박연재씨, 시위전력에 면접 탈락 ‘우여곡절’…딸의 3년 후배돼
30년 전 사법시험에 응시했던 박연재(58·사진) <한국방송> 광주총국 심의위원이 시위 전력 때문에 두 차례 면접에서 탈락하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만학도로 사법연수원에 들어간다. 박 위원은 26일 “대학 입학한 지 40년, 사법시험을 본 지 30년 만에 헤어진 첫 사랑을 다시 만난 기분”이라며 “연수원을 수료해 법조인 자격이 생긴다면 소수자와 약자를 위해 이바지할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70년대 전남대 법대 재학 때 반독재 시위에 참여했다가 무기정학을 받은 전력 탓에 1981~82년 사법시험 면접에서 잇따라 탈락했던 그는 2007년 9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억울한 탈락을 바로 잡으라는 권고가 나오면서 합격자의 권리를 되찾았다. 2008년 1월 법무부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은 그는 다음달 2일 41기로 연수원에 들어간다. “뒤늦게 사서 고생”이라며 걱정하는 딸(31·부산지검 검사)의 연수원 3년 후배가 된 그는 사법연수원을 58살에 수료한 송언종 변호사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다. 오는 6월 정년 퇴임하는 박 위원은 29년의 기자 생활을 마감하면서 틈틈이 법학 서적을 뒤적이며 바뀐 헌법과 법률을 익히는 등 준비를 해왔다. 그는 “다시는 국가시험을 정권유지 수단으로 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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