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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생명·평화로 뚜벅뚜벅…반갑다, 지리산

등록 2010-03-01 10:04수정 2010-03-01 15:24

‘지리산 만인보’ 참가자들이 28일 오전 전남 구례군 마산면 지리산 산길을 걷고 있다. 이날부터 지리산 둘레길 850리(210여㎞)를 걷기 시작한 지리산 만인보는 내년 2월27일까지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구례/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지리산 만인보’ 참가자들이 28일 오전 전남 구례군 마산면 지리산 산길을 걷고 있다. 이날부터 지리산 둘레길 850리(210여㎞)를 걷기 시작한 지리산 만인보는 내년 2월27일까지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구례/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리산만인보’ 850리길 첫발
‘놀토’마다 1년간 둘레길 한바퀴 걷기 나서
지리산 케이블카·댐 건설 등 개발주의 반대




28일 오전 9시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남악사 앞마당. 밤새 내리던 봄비가 그쳐 산자락은 한결 푸르고 맑았다. 화엄사에서 아침을 맞은 지리산 만인보(萬人步) 회원 200여명이 산신을 모신 제단 앞에 섰다. 단정한 마음으로 지리산 850리를 한바퀴 도는 여정을 고했다. 고천문엔 “생명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평화의 마음으로 이웃한테 다가가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고유제를 마친 이들은 노고단 봉우리를 바라보며 지리산 둘레길 순례에 나섰다. 이들은 화엄사 불이문을 출발한 지 한시간 만에 물이 불어난 마산천을 만났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바지를 걷어올리고 차가운 개울에 발을 담갔다. 개울을 건너자 부드러운 오솔길이 나타나고 솔향기가 바람에 실려왔다. 이들은 마산면 상사마을에서 다리쉼을 한 뒤 섬진강을 건너 문척면 죽연마을까지 13㎞를 걸었다. 상사마을에선 떡메로 인절미를 만들고, 죽연마을에선 대보름 달집을 태우는 등 주민의 환대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는 이호철 소설가, 함태식 산악인, 연관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 윤장현 와이엠시에이전국연맹 이사장, 임봉재 가톨릭농민회 회장, 박화강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공이송 전 광주일보 편집국장 등 문화계·종교계·시민단체·언론계의 저명한 인사들이 포함돼 있었다.

지리산에서 40년 넘게 살아온 함태식(83) 산악인은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에서 달과 해, 비와 눈을 벗삼아 걸으며 성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원규 시인(48)은 “지리산 골짝마다 케이블카와 댐을 지으려는 개발주의가 횡행한다”며 “만인의 염원을 모아 지리산의 자연을 지키고, 지리산이 개발주의와 파괴에 반대하는 진원지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의 만인보는 이날부터 내년 2월27일까지 한해 동안 지리산 둘레를 한바퀴 돈다. 높이 200~600m인 둘레길을 50여 차례 답사해 코스를 정했다. 학교가 쉬는 매월 둘째·넷째 주 토요일에 하루 15㎞ 안팍의 고샅길, 논길, 산길, 강길을 걷는다. 이들끼리는 △생명을 섬기며 성찰하는 마음으로 걷기 △단순하고 소박하게 변화하기 △침묵하며 나와 우주의 소리를 듣기 △동행자를 존중하고 배려하기 △열매는 동물에게 돌리기 등을 실천하기로 약속했다. 들르는 마을마다 모임이나 문화마당을 열어 주민들과 어울리기로 했다.

만인보는 백두대간의 남쪽 시점인 지리산에서 생태와 평화를 염원하는 뭇사람들이 모여 걷는 민간모임이다. 지난해 8월 경쟁에 지친 영혼들이 지리산의 품에 안겨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자는 뜻으로 ‘국립공원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이 제안해 결성됐다. 이날 참석자 외에 성염 전 로마교황청 대사, 신경림 시인 등도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slowjirisan.net, (061)783-3302.

구례/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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