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마라톤에 참가한 시민들이 1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왼쪽 사진) 아버지의 손을 잡은 아이가 깜찍하게 달
리고 있다. 김진수 박종식 기자 jsk@hani.co.kr
한겨레 3·1절 마라톤 대회
비옷입고 우산쓰고 한강변 질주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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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새벽부터 내린 비가 달림이들의 마음과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잔뜩 찌푸린 하늘은 갤 기색 없이 야속하게 비를 뿌려댔다. 마라톤 출발 10여분을 앞두고는 이내 진눈깨비로 변했다.
“네, 하얀 눈이군요. 여러분은 3·1절 마라톤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할 겁니다. 출발~!” 사회자의 우렁찬 구호에 3000여명의 건각들은 비바람과 진눈깨비의 혹독한 날씨를 뚫고 한강변을 힘차게 내달렸다. 1일 <한겨레>가 주최한 제4회 3·1절 마라톤대회는 추위를 이겨내는,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 체감온도 영하 3.5도 기상청 관측 2도. 초속 5~10m의 바람이 출발지인 서울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을 몰아쳤다. 초속 5m의 바람에서 영하 3.5도였던 체감온도는 바람이 강해지면서 더 떨어졌다. 흰색,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등 형형색색의 우의가 ‘비공식 유니폼’이 돼 긴 행렬을 이뤘다. 기록을 노리는 일부 마니아들은 팔다리가 노출된 ‘용감한’ 복장으로 달렸다. 가장 짧은 5㎞를 달리는 동호인들의 ‘우산 레이스’도 이채로웠다. 대회 주최 쪽은 “근육경련과 오한을 호소한 2명의 주자가 구급차의 도움을 받았을 뿐 큰 사고 없이 행사가 끝났다”고 밝혔다.
■ 12살 소년 “연습보다 쉬워요” 경기도 수원시 구운초등학교 5년 원영교(12)군은 공부방 형들과 함께 달린 5㎞ 레이스에서 상위권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원군은 “두 달 전부터 매일 2㎞ 코스를 3바퀴씩 뛰었는데, 오늘은 더 쉬웠다”며 환하게 웃었다. 원군이 다니는 셰르파공부방 학생들은 대부분 한겨레 애독자여서 단체로 참가했다. 24명의 학생을 인솔한 백두연씨는 “대학생 형들이 앞장선 달리기 지도에 어린 학생들까지 잘 따라줬다”며 “내년 대회엔 모두 하프코스 완주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 서브-3 최다완주 여성 서브-3(풀코스 3시간 이내 완주) 39회로 국내 여성 최다기록 보유자 이정숙(45·천안 신대초 교사)씨가 여자부 31㎞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7㎞까진 잘 달렸지만 추운 날씨 탓에 다리가 굳어지고 발이 시려와 페이스를 늦췄다”는 이씨는 “달리기는 자연과 맞서는 게 아니라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라톤을 통해 유관순 열사의 넋을 기리고자 천안에서 동료들과 상경한 그는 “의미가 각별한 대회여서 인상이 깊었다”고 덧붙였다. 3년 전부터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있는 제니퍼 동(미국)은 여자부 5㎞를 4위로 달린 뒤 “한국 마라톤대회 데뷔전이었고, 너무 추웠지만 4위를 한 게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 밖에 시각장애인 마라톤 도우미인 해피레그 회원들은 지난해에 이어 ‘사랑의 끈’으로 장애인들의 레이스를 이끌어 감동을 선사했다. 목동마라톤클럽의 베테랑 회원들은 풍선을 달고 페이스메이커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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