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충남 부여군 금강 둔치에서 4대강 사업 가운데 부여보 건설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부여보 공사로 인해 이 일대에 흩어져 있는 백제 유적의 훼손·수장이 우려된다. 유원일 의원실 제공
금강물길 230여km 현장조사
4대강 사업 금강 구간에 갑작스럽게 추가 설치중인 ‘대덕보’가 주변 환경과 물의 이용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또 금남보(연기)와 금강보(공주), 부여보도 금강 수질을 악화시키고 이 지역의 백제 유적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과 시민환경연구소, 대전충남녹색연합 등은 공동으로 대전 신탄진의 대덕보 건설 현장에서 충남 서천 금강 하굿둑까지 금강 230여㎞를 이동하며 4대강 사업 현장을 살펴봤다. 먼저 갑작스럽게 추가된 대전 대덕보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박정현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대덕구청의 요청으로 추가된 대덕보가 설치되면 4㎞ 상류의 대청댐 조정지댐의 발전율이 떨어지고, 안개를 일으켜 주변 공단의 배출 가스와 함께 대기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유원일 의원은 “대청댐~신탄진 구간은 강의 생태가 잘 보존된 곳인데, 대덕보는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대청댐의 홍수 조절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거들었다.
금남보와 금강보에서는 수질 오염과 생태계 파괴 우려가 나왔다.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오염도가 본류보다 더 높은 지천인 갑천·미호천이 금강과 만난 뒤 금남보에 갇히면 온도가 오르고 산소가 부족해져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남보가 행정도시 개발계획에서는 보 높이 3.5m, 폭 450m였다가 4대강 사업에 포함되면서 보 높이 4m, 폭 360m로 변경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보를 높이고 깊이를 키우면 홍수 피해, 수질 오염, 생물 다양성 파괴 등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옛 백제의 수도에 건설되는 금강보(공주)와 부여보는 백제 시대의 유적·유물을 수장시키거나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됐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이들 보가 설치되면 백제 유적인 공주 공산성, 부여 왕흥사지 등의 지반이 약화되고, 강 주변에 묻힌 유물들이 조사되지 못한 채 수장된다”며 “1500년 된 옛 도시의 분위기와 경관을 살리려면 이곳에 보를 건설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금강 하구에 이르러 전문가들은 4대강 하구에 설치된 하굿둑이나 보를 허물어야 강이 살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영 교수는 “보로 막히는 4대강이 썩으리라는 우려는 금강 하굿둑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다”며 “수질을 개선하고 물고기를 불러오려면 보를 만들 것이 아니라, 하굿둑을 개방해 강과 바다가 서로 만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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