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대구·경북여상 등
11년만에 옛이름 환원
11년만에 옛이름 환원
‘여상’(여자상업고등학교)은 ‘상고’(남자상업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60~70년대까지만 해도 은행에 취직하는 지름길이었다. 공부는 잘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인문계 진학을 포기한 여중생들이 눈물을 머금고 갔다.
대구제일여자상업고등학교(제일여상)는 한때 대구에서 가장 잘 나가는 명문 여상으로 꼽혔다. 상업 이론과 주산·부기 등 실기를 배운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됐고, 한때 취업률은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컴퓨터를 들여오면서 여상 졸업자들의 취업률은 갈수록 낮아졌다. 1999년 학교는 이름을 대구제일여자정보고등학교(제일여정)로 바꾼 뒤 컴퓨터그래픽, 정보통신 등 교육에 중점을 둬왔다.
그러나 이 학교는 올해 새 학기부터 옛 이름인 제일여상을 다시 내걸었다. 같은 해 이름을 바꿨던 대구여상과 경북여상도 올해부터 옛 이름을 되찾았다. 석종륜 제일여상 교장은 “제일여정으로 이름을 고친 뒤 11년이 흘렀지만 시민들이 학교를 잘 몰라 취업률도 올라가지 않았다”며 “동창회와 재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명문학교였던 제일여상의 옛 이름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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