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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꼭꼭 숨은’ 행정정보…검색해도 ‘허탕’

등록 2010-03-03 08:51수정 2010-03-03 09:24

20개 공공기관 정보공개 실태
구글 등 웹검색도 차단…찾아도 태반이 부실정보
4년전 자료가 ‘최신’인 곳도…“불성실 공개 처벌을”




정보공개법이 1998년 1월 시행된 뒤 12년이 넘었지만 공공기관들은 여전히 행정정보 공개에 ‘비협조’적이다. 법에 있는 ‘행정정보 사전공표제도’를 제대로 지키지 않을 뿐 아니라, 일부 행정부처는 ‘민감한 정보’를 누리집 깊숙한 곳에 꼭꼭 숨겨놓고 있다.

유명무실한 누리집 검색창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김아무개(32)씨는 최근 검사장들의 차량 보유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법무부 누리집에 접속했다. 김씨는 통합검색창에 ‘검사장 차량 보유 현황’이라고 입력해봤지만, 결과를 얻지 못했다. 김씨는 한 시간 가까이 누리집을 뒤져 겨우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시민단체 회원인 정아무개(24)씨는 서울시의 비영리민간단체(NGO) 보조금 지원 현황을 찾아보려고 서울시 누리집에 접속했다가 시간만 허비했다. ‘서울시’, ‘NGO’, ‘지원’ 등의 낱말을 누리집 검색창에 입력했지만 원하는 정보를 끝내 찾지 못했다. 이처럼 누리집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해도 해당 정보가 나오지 않는 일이 많아, 제 구실을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럴 경우 이용자들은 직접 누리집을 뒤지거나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보부처 쪽은 누리집 검색 기능을 높이면 누리집의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조회수가 높은 자료 등을 선별해 검색되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최근 구글이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를 통한 웹문서 검색도 차단돼 정보 접근이 더 어려워졌다. 서울시 정보화기획담당관실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지난해부터 구글 검색 로봇이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다”며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에서도 이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각 기관이 민감한 정보를 일부러 숨겨놨다고 의심한다. 전진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정보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도 10면 이상 클릭해야 해당 정보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며 “이는 ‘실질적인 비공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관련 영상] <심층취재> 정보공개청구 12년 무엇이 달라졌나?


어렵게 찾아도 엉뚱한 문서가… 누리집에서 어렵게 찾은 정보도 부실한 경우가 많다. 국방부가 누리집에 공개한 ‘대외정책 각종회담결과’ 자료를 클릭하면 ‘2009년 12월 장·차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이 뜬다. 경찰청 누리집 정보공개방의 ‘치안 상황 실태 보고서’에는 ‘경찰청 업무포탈 초기화면 통보’란 제목의 엉뚱한 자료가 올라있다. 경찰청 정보공개 담당자는 “실수로 자료가 잘못 올라갔다. 즉시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보를 정기적으로 갱신하지 않아 해묵은 정보가 ‘최신 정보’로 올라와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해마다 경제백서를 공개하도록 돼 있지만, 누리집에 올라있는 최신 백서는 2007년치다. 지식경제부는 예산 및 기금의 집행 현황을 매년 1월과 7월, 두 차례씩 올리도록 돼있으나 지키지 않고 있다. 매년 3월 공개하도록 돼있는 국방부의 주요 사업계획은 2006년치 자료가 끝이다. 합참의장, 국방대 총장 등의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지난해 4월까지만 공개했다.

이소연 덕성여대 교수(문헌정보학)는 “공공기관이 예산 집행 등 국민들이 꼭 알아야 현황을 제때, 성실하게 공개해야 각 기관의 투명성도 스스로 확보할 수 있다”며 “공공기관이 불성실하게 정보를 공개했을 경우 이를 처벌하는 조항을 마련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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