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서 도서관과 백과사전을 샅샅이 뒤져야 했다. 1990년, 빌게이츠는 '당신의 손끝에서 좌우되는 정보'에 대해 언급했다 더욱 빠른 컴퓨터의 정보처리 능력과 많아진 저장공간, 검색엔진, 소프트웨어의 개발 등은 사람들이 다양하고 수많은 정보들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었다. 이 책은 빠르게 발전한 디지털 산업에 힘입어 이제 우리의 기억(일상을 살면서 끊임없이 경험하게 되는 모든 것) 마저도 완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수석과학자들인 고든 벨과 짐 겜멜에 의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런 생각과 책의 등장은 이미 낯선 것이 아니다. 디지털 카메라, 이메일, 휴대전화, PDA는 우리의 일상을 기록하고 있고 수많은 개인 디지털 자료들은 상상한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저장할 수 있다. 저자에 의하면 200 달라만 있으면 한사람이 평생 읽고 들었던 모든 것과 하루 10장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를 구할 수 있다고 한다.
검색하고 분석하는 모든 자료들을 보여주는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은 전자기억과 이를 저장할 수 있는 더 많은 공간과 저장한 정보를 다시 찾을 수 있는 더 나은 기술이 있는, 참으로 놀라운 세상에서 살고 있다.
고든벨은 자신이 썼던 책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하다가 '마이라이프비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전자기억을 구축하기 위하여 자신의 과거의 모든 것에 대한 디지털 복사본을 만들었고 보고 듣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저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디지털 문서 더미 속에서 정보를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고민했다. 프로젝트의 목표는 두가지 방향이었다.
첫째, 라이프로깅(일상적인 삶을 디지털로 녹화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전자기억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소프트웨어는 그 사람의 삶과 행동에 대해 다양한 형태의 기기를 통해 저장할 수 있어야 하며 가능한 한 쉽고 자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실생활에서 완전한 기억이 제공하는 혜택, 약점, 기술적 문제, 문제점, 유용성에 대해 알아내야 한다. 프로젝트의 원칙은 '모든 것을 취하고 아무 것도 버리지 말라'이다. 그는 가능한 한 기억들과 관련한 모든 자료들을 얻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저자는 완전한 기억(전자기억)이 환상적인 미래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첫째, 비즈니스에 거대한 기회가 다가온다.~ 업무에 적응하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 더 편리하고, 창조적이며 작업시간을 창의적으로 바꿔 준다. 완전한 전자기억은 조직을 움직이고 기업을 혁신한다.
둘째, 현재 대부분의 병원은 디지털 시대의 효율성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의사들의 종이 처방전은 오류가 많아 때때로 독이 된다. 그러나 완전한 기억의 세상에서 건강기록은 의사의 진단, 처방, 조언, 실험 결과에 따른 바이탈사인, 행동, 다이어트, 운동시간을 분 단위로 자세하게 기록한다. 전자기억 소프트웨어는 모든 건강기록을 쉽게 관리하여 인간은 더욱 건강해진다.
셋째, 전자기억, 전자강의, 전자 교과서는 개인의 속도에 따라 배움의 양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완전한 기억에서 개인의 학습 스타일 상의 차이를 발견하여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교사에게 일대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방법에 대해 알고 도움을 얻을 수 있듯이 교사들 역시 자신의 강의 테크닉을 다른 사람과 비교 분석하면서 더욱 유능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넷째, 전자기억을 넘겨 준다는 것은 일종의 불멸성을 갖는 것으로 미래와 의사소통하는 것이다.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다)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온전히 가지고 있다면 그분들이 돌아가셨을 때 그 완전한 기록은 유산이 되어 그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지면 전자기억이 즉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즉, 디지털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면 누구나 가상의 불멸성을 얻게 되고 후손들과 상호작용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철기의 발견에서 컴퓨터, 휴대전화 발명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때마다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했다. 저자는 우리의 시대가 완전한 기억혁명의 시기에 놓여 있고 이를 피할 수 없다면 적응하라고 조언한다. "완전한 기억이 존재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외계인 이야기처럼 낯설다. 말을 타던 사람들이 자동차를 처음 보고 놀랐던 것처럼. 그러나 자동차와 달리 완전한 기억은 커다란 이점을 포기하는 비용을 치러야만 거절할 수 있다. 적응에 실패하는 것은 곧 신기술의 이점을 받아들이는 것에 실패하는 것이다. 기억을 잃어 버리거나 디지털 유품을 건네받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건강. 학습. 생산성의 향상. 자기 인식에 실패하는 실수는 또 어떠한가. 우리는 이러한 혜택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 237-238쪽 이 책을 읽으면서 완전한 기억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 너무 낙관적이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모든 일상적인 일들을 빠짐없이 기록, 저장, 보관할 수 있을까? 전자기억이 깊은 속마음과 생각하는 것들을 완전하게 재현할 수 있을까? 설혹 모든 완전한 기억의 저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나의 삶이 진정으로 행복할까? 일상적인 삶에 대한 모든 기억들을 저장하고 보관해서 완전한 기억혁명에 동참하겠는가 하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반반이다. 동참하겠다는 이유는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된 이유와 같다. 몇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플 때마다 엄마의 크고 부드러운 손이 생각났다. 내 기억 속에는 여전히 선명하게 살아 있지만... 엄마의 손은 어디에서고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다. 책을 읽으며 엄마에 관한 자료들을 입력시키면 혹시라도 복원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창을 즐겨 하시고 선이 고운 모시 한복을 입은 채 한춤을 추시던 아버지의 모습 또한 내 기억 속에만 살아 있다. 두 분이 평소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힘든 점은 무엇이었고 행복하셨는지... 완전한 기억을 할 수 있다면... 부모님에 대한 모든 생각과 기억, 유품들을 디지털로 보관하여 그리울 때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부모님들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 이외에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 나는 얼마 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내가 읽은 책들과 본 영화, 쓴 글들을 읽으며 나에 대해 추억하기를, 내가 그리울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글을 싣기 시작했다. 완전한 기억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느 부분들에 대한 엄마의 생각을 알고 그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 전체를 통해 저자인 고든벨의 디지털 유품에 관한 서술에 관한 부분은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느리게 가는 삶이 좋다. 휙휙 지나가는 삶은 힘이 든다. 문명의 발달과 이기는 때로 몹시 불편하고 적응하기 힘들다. 그러나 기억혁명이건, 더욱 발전된 형태의 혁명이건 느리게라도, 나의 속도대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완전한 기억은 많은 방식으로 우리의 삶과 여생을 향상시킬 것이다. 동시에 우리의 사회를 흔들어놓고 문화의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문자가 최초로 출현하기 이전의 선사시대를 생각해보자. 우리의 다음 세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완전한 기억 이전의 시대'라 부를 것이다." ~ 301쪽
셋째, 전자기억, 전자강의, 전자 교과서는 개인의 속도에 따라 배움의 양과 정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한다. 완전한 기억에서 개인의 학습 스타일 상의 차이를 발견하여 도움이 필요한 학생이 교사에게 일대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방법에 대해 알고 도움을 얻을 수 있듯이 교사들 역시 자신의 강의 테크닉을 다른 사람과 비교 분석하면서 더욱 유능한 선생님이 될 수 있다. 넷째, 전자기억을 넘겨 준다는 것은 일종의 불멸성을 갖는 것으로 미래와 의사소통하는 것이다.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다)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사람들에 대한 기록을 온전히 가지고 있다면 그분들이 돌아가셨을 때 그 완전한 기록은 유산이 되어 그분들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지면 전자기억이 즉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다. 즉, 디지털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면 누구나 가상의 불멸성을 얻게 되고 후손들과 상호작용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철기의 발견에서 컴퓨터, 휴대전화 발명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때마다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 했다. 저자는 우리의 시대가 완전한 기억혁명의 시기에 놓여 있고 이를 피할 수 없다면 적응하라고 조언한다. "완전한 기억이 존재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 외계인 이야기처럼 낯설다. 말을 타던 사람들이 자동차를 처음 보고 놀랐던 것처럼. 그러나 자동차와 달리 완전한 기억은 커다란 이점을 포기하는 비용을 치러야만 거절할 수 있다. 적응에 실패하는 것은 곧 신기술의 이점을 받아들이는 것에 실패하는 것이다. 기억을 잃어 버리거나 디지털 유품을 건네받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프겠는가. 건강. 학습. 생산성의 향상. 자기 인식에 실패하는 실수는 또 어떠한가. 우리는 이러한 혜택에 적응하기 위해 변화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 ~ 237-238쪽 이 책을 읽으면서 완전한 기억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 너무 낙관적이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과연 모든 일상적인 일들을 빠짐없이 기록, 저장, 보관할 수 있을까? 전자기억이 깊은 속마음과 생각하는 것들을 완전하게 재현할 수 있을까? 설혹 모든 완전한 기억의 저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나의 삶이 진정으로 행복할까? 일상적인 삶에 대한 모든 기억들을 저장하고 보관해서 완전한 기억혁명에 동참하겠는가 하고 내게 묻는다면... 나는 반반이다. 동참하겠다는 이유는 내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게 된 이유와 같다. 몇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플 때마다 엄마의 크고 부드러운 손이 생각났다. 내 기억 속에는 여전히 선명하게 살아 있지만... 엄마의 손은 어디에서고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다. 책을 읽으며 엄마에 관한 자료들을 입력시키면 혹시라도 복원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창을 즐겨 하시고 선이 고운 모시 한복을 입은 채 한춤을 추시던 아버지의 모습 또한 내 기억 속에만 살아 있다. 두 분이 평소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힘든 점은 무엇이었고 행복하셨는지... 완전한 기억을 할 수 있다면... 부모님에 대한 모든 생각과 기억, 유품들을 디지털로 보관하여 그리울 때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부모님들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 이외에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절망한 나는 얼마 전부터 블로그를 시작했다. 아이들이 내가 읽은 책들과 본 영화, 쓴 글들을 읽으며 나에 대해 추억하기를, 내가 그리울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글을 싣기 시작했다. 완전한 기억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느 부분들에 대한 엄마의 생각을 알고 그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 전체를 통해 저자인 고든벨의 디지털 유품에 관한 서술에 관한 부분은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느리게 가는 삶이 좋다. 휙휙 지나가는 삶은 힘이 든다. 문명의 발달과 이기는 때로 몹시 불편하고 적응하기 힘들다. 그러나 기억혁명이건, 더욱 발전된 형태의 혁명이건 느리게라도, 나의 속도대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은 한다. "완전한 기억은 많은 방식으로 우리의 삶과 여생을 향상시킬 것이다. 동시에 우리의 사회를 흔들어놓고 문화의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문자가 최초로 출현하기 이전의 선사시대를 생각해보자. 우리의 다음 세대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완전한 기억 이전의 시대'라 부를 것이다." ~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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