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오염문제 염려하다 고초 ‘학자 양심’ 지켜내셨죠

등록 2010-03-03 19:06

권숙표 전 연세대 교수
권숙표 전 연세대 교수
[가신이의발자취] ‘환경운동 선구자’ 권숙표 전 연세대 교수




우리나라 환경연구 분야의 개척자이자 환경보전 운동의 선구자이신 권숙표 선생님께서 세상을 하직하셨습니다. 선생님의 부음은 학계는 물론 시민단체의 큰 슬픔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20년 9월29일 전남 무안에서 태어나신 선생님께서는 45년 일본 도쿄대 의학부 약학과를 마친 뒤 46년 보건사회부 국립화학연구소 위생화학과 과장, 국립보건원 교수 등으로 십여년간 공직생활을 하셨습니다. 64년 연세대 의대 교수로 부임해 86년 명예 퇴임하기까지 환경과학자, 공중위생학자, 예방의학자로서 이 땅의 환경오염 문제와 국민건강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헌신하셨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 300달러로써 ‘환경문제’라는 용어조차 낯설던 68년 3월 선생님께서는 국내 최초의 민간 환경연구소인 ‘공해연구소’를 설립하셨습니다. 70년 새마을운동이 시작되고 경부고속도로의 개통, 중화학공업의 육성 정책이 추진되던 그 시절, 환경문제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되었죠. 그러나 선생님께서는 한강의 수질오염, 대도시와 공단의 대기오염, 모유의 농약오염, 중금속 오염 문제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정부의 환경보전 대책을 촉구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정보기관에 끌려가 여러 번 고초를 겪으시면서도 양심과 소신을 굽히지 않은 용기있는 학자셨지요.

제가 서른 살이 되었던 해였죠. 토목공학을 전공했던 제가 건설회사를 그만두고 보다 가치있는 일을 해보겠다며 방황하던 시절, 선생님께서는 제가 환경분야 연구자로 새로이 출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일본 유학길을 마련해주시고, 대학원생 신분으로 환경단체 사무국장을 맡던 저를 꾸짖는 대신 무료 특강 연사로 나서주셨습니다.

학자로선 엄격하시되 후학들에겐 더없이 자상하셨던 권숙표 선생님! 이제 저희가 선생님께서 남기신 훌륭한 업적과 뜻을 계승해 많은 사람들이 더욱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구자건/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