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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입양아 출신 우창제 주한 미대사관 공보관

등록 2005-06-09 10:03수정 2005-06-09 10:03

“부끄럽거나 감추고 싶지 않다”
90년대 한국 근무 중 종친회 참석도…8월 부임 예정

한국 입양아 출신인 우창제(46·로버트 오그번) 베트남 호치민 주재 미국총영사관 공보관이 다음달 떠나는 모린 코멕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관 후임으로 오는 8월 한국에 부임한다.

1988년 한국 근무를 자원해 모국 땅을 밟은 그는 91년 4월 대구 미문화원 원장으로 부임해 93년 7월까지 일하면서 대구 미문화원 방화 사건 등 격렬했던 반미시위를 지켜봤다. 그는 이 와중에도 단양 우씨 종친 제사에 참석하고, 대구 대성보육원 원생들을 돌보는 등 한국인들 속으로 들어가려 노력했다.

그는 한국 근무 당시 홀트 아동복지회 등을 통해 친부모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이런 아픔을 92년 자전소설 <멍게>와 93년 수필집 <어머니 나라에서 만난 시간들-로버트 오그번 에세이 혹은 우창제 이야기>에서 담담히 그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의 수필집에는 ‘두 분의 어머님께 이 책을 드린다’는 헌사가 실려 있다. 그는 중학생 때 이미 소설 <독약으로 생긴 일>을 펴내 작가 반열에 올랐다.

고교 시절 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82년 ‘한국의 인권상황과 교회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을 쓰고 메릴랜드대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85년 조지워싱턴대 대학원에서 ‘카터 행정부의 미군 철수’를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학부와 대학원 모두 평균 성적이 에이플러스(A+)였다고 한다. 학교를 나와 스튜어트 제임스 투자은행의 증권 중개사로 일했던 그는 87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외교관 시험에 합격했다. 92년엔 사이테이션 출판사가 선정한 ‘떠오르는 젊은 미국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서울 북쪽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는 것만 기억한다. 미국으로 입양된 뒤엔 동부에서 전형적인 미국인으로 살았다. 외교관이 되어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과 중동 평화협상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90년대 한국에서 일할 때 “앞으로 수십 년 안에 한국계 미국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호언했다고 한다.

그는 입양아 출신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보다는 나았다”거나 “서울 북쪽의 작은 마을에서 예수님과 같은 날(성탄절) 탄생했다”며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88년 결혼한 베트남계 미국인 아내와 사이에 두 자녀가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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