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28)씨
김영배씨,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김영배(28·사진)씨는 입대 예정일(3월2일)을 이틀 앞두고 부모님께 무겁게 입을 열었다. “부모님께 배운 대로 착하게 살고자 한 선택”이라고 했다. 어머니는 “나쁜 것이라도, 평범하게 사는 걸 가르칠 걸 그랬다”며 울었다. 그는 같은날 ‘306보충대’로 가는 대신 병무청에 전화를 걸었다. “오늘 하루가 지나도 입대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는 답을 들었다. 그는 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수동 한 카페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김씨는 2002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운동을 지지하고 캠페인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자신이 병역거부 대열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도 감옥 생활이 무섭고, 그 이후 사회 생활이 걱정됐던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다 2008년, 당시 의경으로 복무하던 이길준(25)씨의 부대 복귀 거부 선언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 이씨는 ‘시위 진압의 도구로 쓰일 수 없다’고 했고, 징역형 처벌을 받았다. 김씨는 “이씨를 보면서 군대 안에선 내 양심을 지킬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며 “결국 평화와 전쟁 반대라는 내 양심과 신념을 지킬 수 있는 길은 병역 의무를 거부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병무청이 고발하면 경찰·검찰 조사와 재판을 거쳐 1년반의 징역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다. 그래도 김씨는 “전쟁을 위한 군사훈련과 실제 전쟁에 파병하는 한국 정부 군대의 일원이 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양심에 따른 자유는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데 기본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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