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중단한 이달곤 전장관
출산서약서 강의 심화진 총장
출산서약서 강의 심화진 총장
일부 여성운동 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거부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여학생들에게 ‘출산 서약서’를 쓰게 한 여대 총장 등이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로 꼽혔다.
한국여성단체연합(여연)은 ‘2010년 성평등 걸림돌’로, 이 전 장관과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등 3명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심 총장은 지난해 11월9일 학교에서 특강을 열어, 여학생들에게 ‘행복 선언문’이라는 제목으로 ‘출산 서약서’를 쓰게 한 것이 선정 이유가 됐다. 이 서약서에는 적극적 출산과 낙태 방지, 가정의 화목에 여대생들이 앞장서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여연은 저출산의 원인과 해결을 여성 책임으로만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데, 심 총장이 나서 학생들에게 출산 서약을 하게 한 것은 몸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남도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공직을 사퇴한 이 전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를 축소하고, 여성단체에 대한 공익활동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는 이유로 걸림돌로 선정됐다. 여연은 이 전 장관이 성차별·성희롱 업무를 맡고 있는 국가인권위를 축소해 여성인권 신장에 큰 걸림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행안부가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여성노동자회에 보조금 지급을 중지한 것은 시민단체의 자발적인 활동을 보장하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의 입법취지를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아동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 양육시설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대구지방법원 재판부도 걸림돌로 선정됐다.
성평등으로 가는 ‘디딤돌’로는 △성추행 혐의가 있는 조합장을 물러나게 한 임실치즈축산업협동조합의 여성 직원 △골프장 경기보조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해 원직 복직 판결을 내린 수원지방법원 재판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개선에 힘써온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이 꼽혔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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