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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불온서적 소동은 ‘비극적 코미디’

등록 2010-03-05 19:05

박지웅(29) 전 법무관
박지웅(29) 전 법무관
‘군 불온서적 논란’ 다큐로 만드는 박지웅 전 군법무관




2008년 10월 국방부의 ‘불온서적’ 지정 및 반입 금지가 군 장병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가 파면된 전직 군법무관이 ‘불온서적’ 논란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에 나섰다.

<무엇이 시민을 불온하게 하는가>. 헌법소원 제기 7개월 뒤 파면당한 박지웅(29·사진) 전 법무관이 제작중인 다큐의 제목이다. 박씨는 불온서적으로 지정된 책의 저자인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과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등을 인터뷰했다. ‘내 책은 왜 불온서적으로 지정되지 않았냐’며 역설적 항의를 하고 나선 진중권 전 중앙대 겸임교수와 출판사 사람들도 취재 대상이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 다큐 강좌 수강 때 만난 공미연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제대 뒤 변호사 개업을 계획했던 박씨의 손에 법전 대신 카메라를 들게 만든 것은 부당한 파면 처분과 함께, ‘이 문제를 일회성 사건으로 묻히게 할 수는 없다’는 자각이다.

2년전 헌법소원 제기했다 파면당해
“국방부·시민간 인식차 보여주고파”

그는 “‘백수’가 되고 나서 불온서적 논란을 돌아보니 마치 한차례 촌극이었던 것처럼 쉽게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다”며 “그 소동 안에 한국 사회의 비극성이 녹아 있다는 점을 진실하게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부가 규정하는 불온성과 시민들이 생각하는 불온성의 차이”를 보여주는 게 작품의 주요 의도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불온서적 관련 보도를 처음 들었을 때의 분노와 부끄러움이 아직 생생하다고 했다.

그는 “‘국방부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는 보도 내용을 보면서, 군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헌법소원 제기 뒤 아들에게 닥친 시련에 눈물 짓던 어머니의 모습은 큰 짐이 됐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다큐멘터리를 만들며 만난 한홍구 교수의 추천으로 이번 학기부터 성공회대에서 ‘군과 사회’라는 교양강의도 맡고 있다. 사상의 자유를 주제로 한 외국 서적의 번역도 맡았다. 올 봄에는 서울행정법원이 심리하고 있는 징계 무효 소송의 선고와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박씨는 “우선은 다큐멘터리가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고, 징계 무효 소송도 좋은 결과가 나와 밀린 월급도 받아내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글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사진 이종찬 선임기자 r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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