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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여수엑스포, 토목 박람회?

등록 2010-03-05 19:53수정 2010-03-05 23:16

여수엑스포 시멘트 사일로.
여수엑스포 시멘트 사일로.
바다전시장 ‘빅오’ 애초 계획보다 수십배 확대
턴키방식 사업 추진에 “창의성 발휘 힘들어”
강동석 위원장, 위원들 반발에도 ‘독단적 운영’




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가 강동석(72) 위원장의 사업 추진방식을 놓고 외부 전문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은 사실이 5일 뒤늦게 알려졌다.

엑스포 사업 시행 초기 기본 계획을 만든 외부 전문가 그룹 ‘엠피(Master Planner)단’ 전문위원 7명 가운데 6명은 강 위원장이 전문가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데 인색하고 주요 사업을 독단적으로 추진한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으며, 이 가운데 4명은 최근 임기가 만료돼 물러났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2012년 5월에 열릴 여수엑스포는 대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두번째 세계박람회기구(BIE) 공인 엑스포로, 총사업비 2조1000억원을 들여 전남 여수신항 일대에서 치러진다.

■ 뉴미디어쇼도 턴키 발주? 갈등의 발단은 사업추진 방식에서 비롯됐다. 엠피단은 다양한 건축가들의 창의적 발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지난해 6월 취임한 강 위원장은 주요 사업의 설계·시공·철거를 한꺼번에 일괄 발주(턴키)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엑스포 조직위는 1300억원 규모의 바다 전시장 ‘빅오’(big ocean) 사업을 최근 조달청에 턴키로 발주 의뢰했다. 빅오는 애초 축구장 13배 크기로 계획됐으나 강 위원장 취임 이후 203배 크기로 확대됐다.

이 사업에는 강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400억원 규모의 ‘뉴미디어쇼’가 포함됐다. 조달청 관계자는 “뉴미디어쇼의 성격이 공사인지 불분명해 분리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을 보면 ‘공사’가 아닐 경우 분리 발주를 하게 돼 있다.

이와 관련해 강 위원장은 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턴키 발주는 대형 건설사와 전시연출 업체가 함께 참여해 대형 해상공사에 대한 신뢰성과 짧은 공기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으로,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결론을 낸 것”이라며 “뉴미디어쇼 시설 부분을 별도 발주하더라도 사업 성격상 시설공사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턴키 발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엠피단 쪽 전문가들은 빅오 사업에 창의성과 다양성이 빠지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엠피단의 한 전문위원은 “턴키 발주로는 박람회 취지에 맞는 창의성을 발휘하기 힘들다”며 “엠피단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건축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발주 방안을 마련하자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 엠피단의 집단 반발 엠피단 전문위원 7명 가운데 6명은 지난해 말 ‘엠피단의 역할에 관한 의견서’를 작성해 강 위원장에게 보냈다. 직접적인 발단은 강 위원장이 이에 앞서 “전문위원이나 자문위원 등이 시간이나 의사 결정에 방해가 되면 오늘이라도 해촉하면 된다”고 발언한 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당시 의견서에서 “엠피단이나 자문위원들을 조직위의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사람들로 매도하는 상황에서 그 경위를 명확하게 해명하고 엠피단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엠피단의 역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엠피단이 얘기를 하면 조직위 직원들이 거부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 있게 판단하라는 뜻에서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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