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리양 실종 사건을 수사해온 부산 사상경찰서 직원들이 지난 6일 오후 관내 한 다세대주택에서 이양의 주검이 발견된 보일러실 위 물탱크를 정밀감식하기 위해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4번이나 수색한 곳…잠자던 용의자 놓치기도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실종돼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던 여중생 이유리(13)양이 실종 11일 만인 지난 6일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산 사상경찰서 실종아동수사본부는 6일 밤 9시23분께 이양의 집에서 50m 정도 떨어진 권아무개(67)씨의 다가구주택 보일러실 위에 있는 물탱크 안에서 이양의 주검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물이 들어 있지 않은 물탱크(높이 1m25㎝) 안에서 발견된 이양의 주검은 비닐가방 안에 들어 있었으며, 가방 위에는 횟가루가 뿌려져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이양의 주검이 들어 있는 물탱크를 통째로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김희웅 수사본부장은 “1차 검시 결과 이양이 성폭행을 당한 흔적이 있고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범행 장소는 이양의 주검이 유기된 장소 부근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해 중학교 입학 예정이던 이양은 지난달 24일 실종됐다. 어머니(38)와 전화통화를 한 뒤인 저녁 7시부터 오빠(15)가 집에 돌아온 밤 9시 사이에 집에서 사라졌다. 이양의 안전을 위해 비공개수사를 해오던 경찰은 지난달 27일 공개수사로 전환했으며, 지난 2일에는 인근에 사는 김길태(33)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공개수배했다. 또 주검 발견까지 연인원 1만9521명과 헬기, 수색견 등을 동원해 이양의 집 부근을 대대적으로 수색하기도 했다. 김 수사본부장은 “용의자가 아직 사상구 일대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인력을 총동원해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양의 주검이 이미 4차례나 수색한 곳에서 발견된데다, 지난 3일 새벽에는 경찰관 3명이 이양의 집에서 20여m 떨어진 빈집을 수색하다 잠을 자던 김씨와 마주쳤으나 현장에서 놓치는 등 경찰 수사에 허점이 많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양의 집과 주검이 발견된 곳, 김씨를 눈앞에서 놓친 장소는 모두 반경 50m 안에 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주로 빈집을 샅샅이 뒤졌는데 사람이 살고 있는 집 뒤쪽에 물탱크가 가려져 있어 일찍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산/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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