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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문화재 잇단 발굴에도 ‘덮기 바쁜’ 4대강 공사

등록 2010-03-09 20:40수정 2010-03-09 22:02

한국문물연구원 발굴조사단이 지난 3일 경남 합천군 청덕면 삼학리 합천보 건설현장 인근에서 18세기 조선 때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을 발굴하고 있다. 조사가 끝나면 이곳에는 합천보에 딸린 수력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합천/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한국문물연구원 발굴조사단이 지난 3일 경남 합천군 청덕면 삼학리 합천보 건설현장 인근에서 18세기 조선 때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을 발굴하고 있다. 조사가 끝나면 이곳에는 합천보에 딸린 수력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합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문화재 자문위원들도 “공사 협조해야”
4대강 사업 현장인 낙동강 합천보와 함안보 공사장에서 문화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합천보에서 발굴된 조선 때 가마 유적은 그 자리에 수력발전소를 짓기 위해 조사를 마친 뒤 모두 파내거나 덮을 예정이다. 문화재 발굴이 4대강 사업을 강행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9일 경남 합천군 청덕면 삼학리 합천보 건설현장 인근에서는 ‘4대강 사업구간 내 합천 삼학리 교통통신유적 발굴조사’ 자문회의가 열렸다. 이곳은 합천보에 딸린 수력발전소가 들어설 곳으로, 합천보 건설현장에서 1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한국문물연구원은 지난달 4일부터 이 일대 4819㎡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여 지하 4m 지점에서 18세기 때 것으로 추정되는 삼베를 찌기 위한 삼가마 4기와 여섯상자 분량의 대접·접시 등 백자·옹기 조각들을 발굴했다. 한국문물연구원은 “조선 때 이곳에서 도자기·옹기·삼베 등 생활용품을 생산해 근처 나루터를 이용해 낙동강 건너 함안군 이방장터에 내다팔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조선 때 강가 사람들의 생활용품 생산과 유통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유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날 자문회의에서 발굴 성과를 밝히고 향후 처리방향을 논의했다.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송의정 김해박물관장과 정징원 부산대 명예교수는 “유적의 모양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며 “발굴조사를 완벽히 마무리한 뒤 합천보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도 한국문물연구원장은 “발굴 결과를 기록으로 남기고 유물들은 수습하겠지만 한국수자원공사가 이곳에 수력발전소를 지을 예정이라서 가마 유적을 보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도 “장마철이 다가오는데 문화재 발굴 때문에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된다”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협조하겠지만, 이후에는 이곳에 수력발전소를 지어야 하므로 유적을 모두 파내거나 흙으로 덮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문화재가 발굴되면 그 자리에 보존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해 보존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에 발굴된 유적에 대해 문화재위원회가 검토할 예정이지만, 이미 친정부적 인물들을 영입한 문화재위가 보존 결정을 내릴지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문물연구원은 이날 “경남 함안군 칠북면 덕남리 낙동강변 농경지에 대한 지표 조사에서 가야·신라 유물로 추정되는 고대 토기와 통일신라시대 토기, 조선시대 백자 파편을 다량 발견했다”며 “문화재청에 이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곳은 낙동강 함안보 건설현장 인근으로, 함안보를 건설하기 위해 낙동강에서 파낸 모래를 부어 땅을 북돋울 예정이다. 함안군 일대는 가야 무덤떼 등 고대 유적이 집중된 곳이어서 함안보 건설 과정에서도 문화재가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져 왔다.

합천/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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