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줄어 실천 의문
‘부산 여중생 살해사건’ 이후 정부가 성범죄 엄단을 공언하고 있지만, 정작 성범죄 예방 관련 예산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실천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인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9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성범죄를 줄이려면 예방대책이나 인력 보완을 위한 예산이 필수적인데, 지난해 연말 한나라당이 예산을 단독처리하면서 성범죄 대책 예산이 상당 부분 삭감되었다”고 말했다. 경미한 성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의 재활시설인 ‘아동치료보호시설’의 확충과 인력보충을 위해 보건복지위에서 정부안보다 30억원 증액 편성을 요청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까지 올랐으나, 예산안 본회의 단독처리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또 13살 미만 성폭력 피해 아동과 그 부모들을 상대로 상담하고 지원하는 ‘해바라기아동센터 운영사업’ 예산도 지난해보다 16억여원이 줄었다. 여성부는 학교·여성폭력, 성폭력 피해자 등을 통합해 상담하는 원스톱지원센터 강화 등을 위한 예산을 새로 편성하면서 ‘해바라기아동센터’의 예산 규모를 줄였다. 전자발찌와 관련한 ‘특정 범죄자 전자감독’ 예산도 지난해보다 1억2000여만원 삭감됐다. 사전 예방 효과가 있는 ‘성범죄자 교육 및 홍보’ 사업과 ‘유해매체 환경 감시체계 강화’ 예산도 1억여원씩 줄었다. 최 의원은 “한나라당은 지난해 당정협의를 한 뒤 아동성범죄 대책 예산을 448억원 확보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261억원에 그쳤다”며 “초등학생 등·하교상황 문자알림 기계비용과 시시티브이 설치에 150억원을 배정한 반면 성범죄 아동 피해자 치료나, 가해자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 예산 확보엔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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