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성호)는 술에 취해 목을 조르는 아버지를 흉기로 찌른 혐의(존속살해미수)로 기소된 대학생 배아무개(23)씨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야간에 술에 취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보다 체격도 크고 힘도 센 아버지에게 목이 졸리는 등의 공격을 받고 범행을 저지른 상황은 ‘야간이나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나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 해당돼 정당방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배씨는 지난해 7월 술에 취한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자해를 시도했으며, 자신이 내려놓은 흉기를 잡으려는 아버지와 몸싸움을 하다 목을 졸리게 되자 등을 찌른 혐의로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는 배심원 9명이 모두 무죄 평결을 내놨고, 재판부도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전치 5주의 상처를 입힌 것은 과잉방어이지만, 생명의 위협을 받는 불안한 상태에서 일어난 사건임을 감안하면 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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