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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폐기물 에너지화’ 시험가동만 6개월째

등록 2010-03-09 21:24

정부 269억 들인 수도권매립지 사업 진전없어
경실련 “잘못된 공법탓…이대론 예산만 낭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범사업’이 우리나라에 맞지 않는 공법을 채택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공동대표 강철규 등)은 9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추진중인 ‘수도권 매립지 고형연료화사업’ 등 폐기물 에너지화 시범사업이 커다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란, 수거된 쓰레기를 성분별로 나눈 뒤 가연성 물질은 뭉쳐 고형연료(RDF)를 만들고, 유기물은 따로 모아 퇴비 등으로 재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쓰레기를 이렇게 처리하면 땅속에 묻거나 태워 없애는 것보다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게 줄고, 화석 연료의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형연료도 얻을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06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 이 사업을 본격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듬해인 2007년 12월 인천시 서구 백석동 수도권 매립지에 269억원을 들여 처리시설 공사를 시작했다. 이 시설은 지난해 12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고형연료가 제대로 생산되지 않아 6개월째 시험가동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13년까지 1조4천여억원을 들여 전국 14개 지역에 이 사업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윤순철 경실련 정책실장은 “우리나라의 쓰레기는 수분 함량이 높아 이를 생물학적으로 건조하는 작업(BT)이 필수적인데, 시범사업에서는 이 공정이 빠져 있다”며 “환경부가 처음 도입하는 사업에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라고 말했다. 독일 등 외국에서는 물리적·생물학적 공정을 혼합한 방식(MBT)을 채용하고 있지만, 수도권매립지에서는 생물학적 처리를 하지 않고 쓰레기를 잘게 부수는 기계적 처리(MT)만 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김종익 목포 경실련 사무국장은 “잘못을 바로잡지 않고 이대로 사업이 강행되면 1조원 이상의 예산낭비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세금 먹는 하마’ 논란을 낳고 있는 민자사업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는 진단도 나왔다. 경실련이 전남 순천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민자로 사업을 진행하면 재정사업(635억원)보다 237억원이 많은 872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보장해줘야 하고, 이자비용이 지자체(연리 3~4%)가 할 때보다 두 배 정도 더 들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지난해 말 시험작동 과정에서 물기가 많은 낙엽 등이 대거 포함돼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문제점을 파악해 시험 가동을 재개했기 때문에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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