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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길태 “DNA가 뭔데? 법대로 하라”…수사초반 ‘심리전’

등록 2010-03-11 14:24수정 2010-03-11 14:28

부산 여중생 이모(13) 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경찰에 붙잡힌 후에도 범행 사실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자백과 혐의 입증을 두고 김길태와 경찰이 팽팽한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김길태는 10일 오후 4시45분께부터 11일 오전 0시50분까지 프로파일러가 입회한 가운데 2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지만 이 양과 관련한 혐의 일체를 완강히 부인했다.

김길태는 자신이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확정되면 '강간살인' 또는 '강간치사' 혐의로 무기징역형이나 최고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끝까지 버텨보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끝까지 버티다 성폭행 혐의만 인정하고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부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현재 경찰이 이 양 납치살해 사건 범인으로 김길태를 주목하는데 결정적 증거는 김길태의 몸에서 채취한 DNA와 이 양의 몸 안에서 채취한 증거물의 DNA가 일치한다는 것.

그러나 김길태는 이는 성폭행의 증거는 될 수 있지만 살인의 직접적 증거는 될 수 없다는 데 기대를 걸고 현재 자신이 내밀 수 있는 최대 카드인 '부인' 혹은 '묵비권 행사'로 끝까지 버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수사 과정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인지 김길태는 다소 무모해 보일만큼 호기까지 부리고 있어 자백을 받아내는 등 유죄를 입증하는데는 적잖은 어려움도 예상된다.

김길태는 경찰이 이 양 몸에서 본인의 DNA가 검출됐다는 점을 얘기해도 '잘 모르겠다. DNA가 뭔지도 모르겠고 법대로 하라'고 맞섰다. 또 10일 오후 경찰에 연행된 직후 경찰이 목욕과 수면을 권했을 때 "그럴 것 없다. 조사부터 받자"고 하기도 했다.


반면 경찰은 '강온 양면작전'을 쓰고 있다.

먼저 사건 브리핑 때 'DNA 일치'라는 직접적인 증거를 내세워 김길태를 이번 납치.살해사건의 범인으로 기정사실화했다. 명백한 증거로 김길태를 압박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계산이다.

경찰은 이와 동시에 자백은 물론 이 양 관련 진술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김길태를 설득하기 위해 프로파일러를 적극 활용하는 온건책도 쓰고 있다. 경찰은 심리적으로 극도의 불안정 상태에 있는 김길태가 정신적 안정을 되찾은 다음 프로파일러를 입회시킨 상황에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범죄심리학) 교수는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김길태는 경찰에서 내놓은 증거들이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거나 성폭행 범행만 확정돼 가벼운 처벌을 받기 위해 끝까지 버티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사이코패스 기질을 보이는 그가 범행을 계속 부인하는 것은 자기방어기제이거나 의도적 망각을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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