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이하 주교회의)는 정부의 4대강 사업과 관련, "이 나라 전역의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것으로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주교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산하에 회복이 가능할 것 같지 않은 대규모 공사를 국민적인 합의 없이 법과 절차를 우회하며 수많은 굴착기를 동원해 한꺼번에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여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지난 8일 4대강 사업 설명회를 시작으로 11일까지 춘계 정기총회 등을 통해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주교들의 찬반 의견을 들었다.
주교회의는 "욕심으로 인한 경솔한 개발의 폐해가 우리 자신과 후손에게 지워질 때 이 시대의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는가"라며 "무분별한 개발로 단기간에 눈앞의 이익을 얻으려다가 창조주께서 몇 만 년을 두고 가꾸어 온 소중한 작품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정부 당국자와 국민 모두가 우리 자신과 미래의 세대에게 책임 있고 양심적인 길을 택할 수 있기를 한마음으로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강우일 의장은 "정부 실무진의 설명과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분들의 설명을 들었다. 지금 단계에서는 정부 측의 설명이 너무나 미흡하고 도저히 왜 그렇게 서둘러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모든 주교의 공통된 우려였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이날 발표가 한국 천주교의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교황청과는 상관이 없지만 (한국 천주교에는) 교황의 환경에 대한 가르침을 한국이라는 지역 사회에 적용하는 임무가 맡겨져 있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9월께 환경과 개발에 대한 백서 두 권을 각각 출간할 예정이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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