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이두순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88세.
12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따르면 경남 거제에서 머물러 온 위안부 피해자 이두순 할머니가 지난 9일 지병인 당뇨병 악화 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11일 오후 8시15분께 타계했다.
1922년 거제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열일곱 살이던 1939년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 등에서 6년간 위안부로 혹독한 고통을 겪었다고 정대협 측은 전했다.
이 할머니는 1945년 해방 직전 귀국한 뒤에도 위안소 생활에서 얻은 질병으로 힘든 세월을 보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 거제 시민모임'은 이날 오후 9시 경남 거제 백병원 제1분향소에서 이 할머니의 장례를 시민사회단체장(葬)으로 치르기로 했다. 발인은 13일 오전이다.
앞서 올해 1월2일 대구에서 김순악 할머니가 암으로 별세했고 지난달 11일에는 익산의 이점례 할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고서 영면했다.
올해 들어 세 할머니의 타계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 할머니는 85명으로 줄었다.
정대협 관계자는 "할머니를 떠나보내게 돼 매우 안타깝다. 할머니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일본 정부가 나서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