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한기(68) 3·15의거기념사업회장
‘마산 3·15 의거’ 50돌 맞는 백한기 기념사업회장
내년부터 달력에 ‘3·15의거 기념일’이라는 국가기념일이 새로 늘어난다. 1960년 경남 마산에서 일어난 우리나라 첫 민주화 운동인 3·15의거가 지난 12일 국가기념일로 공포됐기 때문이다. 3·15의거 50돌을 앞둔 12일 백한기(68·사진) 3·15의거기념사업회장은 “김주열 열사 등 12명이 목숨을 잃고 184명이 부상을 당한 끝에 4·19혁명을 낳은 3·15의거가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과정은 너무도 힘들었다”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가기념일 지정을 성사시켜, 당시 앞장 서서 싸우고 희생당한 사람들에게 진 빚을 갚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가장 힘든 것은 3·15의거를 4·19혁명의 한 부분으로 보는 국가보훈처 등 정부기관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에 대해 백 회장은 “3·15의거 과정에 4·19혁명이 일어났기 때문에, 4·19를 3·15의 한 부분으로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3·15를 4·19의 한 부분으로 볼 수는 없다”며 “시간적으로도 3·15는 4·19와 전혀 관계없이 먼저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평가받고 인정받아야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백 회장은 “61년 마산고 운동장에서 열린 ‘제1회 3·15의거 추도제’에는 장면 국무총리와 참의원·민의원 의장 모두가 참석하는 등 3·15는 처음부터 사실상 국가기념일이었다”며 “특히 장 총리는 추도사에서 ‘3·15는 쓰러져가는 민주를 바로 세우고 제2공화국 초석을 다진 의거’라는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정희 대통령도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3·15의 위상을 깎아내렸지만,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시절이던 61년 9월21일 3·15의거 기념탑 제막식에 참석해서는 ‘5·16은 3·15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하는 등 5·16 쿠데타의 정당성을 3·15에서 찾으려 했다”고 덧붙였다. 백 회장은 “3·15 50돌을 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기념일 지정이 결정돼, 올해는 국가기념일 지정보다 50돌이라는 데 중점을 두고 행사를 준비했다”며 “앞으로 희생자 유가족 지원, 희생자 추가 발굴과 명예 회복, 관련 자료 확보 등을 위해 더욱 노력하며, 마산에 민주주의 전당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자유·정의를 부르짖은 3·15 정신은 마산의 정신이자,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뿌리를 이루는 정신이고, 대한민국의 정신입니다.” 백 회장은 “이제 우리 후손들은 3·15 정신을 영원히 기억하고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감회를 되내었다.
마산/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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