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포털 ‘로마켓’ 인맥지수 서버스 논란
한 인터넷 법률포털 업체가 국내 판검사, 변호사들의 친분 관계를 알려주는 독특한 법조인물 정보검색 서비스를 개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로마켓은 국내 법조계 인사 1만2천여명의 친분 관계를 수치로 나타낸 ‘법조 인맥지수 서비스’를 8일부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법조인의 이름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이 인사와 친한 다른 법조계 인사들의 이름과 친한 이유를 인맥지수 순위에 따라 제공한다. 인맥지수는 법조계 인사들의 출생지와 출신 학교, 외국 유학, 사법연수원 기수, 법원·검찰청 근무 기간 등 6개 항목에 각각 0~20점까지의 점수와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매겼다. 가중치는 출신 고등학교의 경우 졸업 동기는 20점, 1~3년차 선후배는 10점 등 친분 관계에 큰 영향을 주는 순으로 줬다.
이 업체 관계자는 “2년 남짓 준비작업을 거쳤기 때문에 이 서버스가 제공하는 정보는 한치의 오차도 없다”며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법조인들의 인맥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법조 브로커가 근절되는 등 법률 서비스 시장이 투명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서비스가 오히려 국내 법조계의 고질적 병폐인 전관예우를 강화하는 등 법률 시장을 왜곡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변호사는 “인맥에 의해 사건을 해결하려는 잘못된 풍토를 이용한 얄팍한 상술”이라며 “법조 브로커를 고용하는 악덕 변호사들이 이를 양성화하자는 주장과 똑같다”고 비난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도 “법조인 친분관계를 이용하려는 심리가 더욱 팽배해져 전관예우를 오히려 강화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춘재 황예랑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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