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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술 취해 기억안난다” 영장심사 10분만에 끝나

등록 2010-03-12 20:33수정 2010-03-12 21:22

12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부산성폭력상담소와 부산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추모행사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부산/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12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부산성폭력상담소와 부산여성단체연합이 주최한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추모행사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부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여중생 납치·살해 피의자 구속
검거 사흘째…범행부인
살인 구체적 증거 못찾아




부산 여중생 이아무개(13)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씨는 검거 사흘째인 12일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에서도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 가까운 친구와의 면담에서는 눈물을 보이는 등 심경의 일부 변화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날 오후 부산지법 형사4단독 한경근 판사가 주재한 영장 실질심사에서 판사의 질문에 “할 말 없다”, “당시 술에 취해 있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 피의 사실을 전면 부인해 실질심사는 10분 만에 끝났다. 실질심사에 앞서 30분가량 김씨를 면담한 국선 변호인은 “피의자가 변호인에게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희웅 사상경찰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씨가 이양 사건에 대해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으나, 지난 7일 새벽 사상구 삼락동의 미용실에서 현금 27만원을 훔친 사실은 자백했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김씨가 피해자 이양을 알지 못한다고 말해 그동안 수집한 증거를 제시했으나, ‘이번 사건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범행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1월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당시 술을 마시고 피해자의 뺨을 한대 때린 사실이 있다’고 말했으나 ‘옥상으로 끌고 가거나 성폭행한 일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서장은 “숨진 이양의 몸에서 김길태와 같은 유전자(DNA)가 나오는 등 성폭행과 관련해서는 분명한 증거가 있지만, 아직까지 살인과 관련한 구체적 증거가 없다는 점을 김씨가 알아채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성폭행에 대한 보강 증거를 확보하고 김씨의 자백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양의 주검이 버려진 물탱크와 벽돌, 타일 등을 정밀 감식했으나 김씨의 지문 등 구체적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11일 오후 조사에서 프로파일러가 동석한 가운데 김씨가 스스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라고 말한 강아무개씨를 10여분 동안 면담하도록 했다. 강씨를 본 김씨는 검거된 뒤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으나, 강씨에게도 “나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위는 “아직 김씨에게 심경 변화는 없지만, 11일 면담에서는 자신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인식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정남규나 강호순 등 과거 강력사건 피의자들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김씨가 일관되게 범행을 부인하는 이유에 대해 “극형에 대한 두려움이 상당히 있고, 피해자나 사회구성원과의 공감능력이 매우 떨어져 이번 사건 피해자에 대해 죄책감을 별로 느끼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김씨가 범죄심리분석관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어느 정도 친밀해졌고 조금씩 심경 변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부모와 면담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 김길태씨 심문한 권일용 경찰청 프로파일러 인터뷰

- 김길태씨의 심리 상태는 어떤가?

= 초반에는 단답형으로 답했다.

- 범행을 부인하는 이유는 뭔가?

= 폭행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사회 구성원들과의 공감능력도 떨어진다. 자신의 신변처리 과정이 어떻게 될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 친구를 대면시킨 이유는 뭔가?

= 수사전략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인이나 가족도 접촉시킬 예정이다.

- 가족 가운데 앞으로 접촉시킬 예정자는 누구인가?

= 영장 실질심사 뒤 재면담할 예정이다. 면담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심리 등 검토해 진술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 김길태는 자신의 아버지가 양아버지인 것을 언제 알았나?

= 중학교 무렵 친아버지 이름을 처음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이 직접 말하지는 않고 있다.

- 본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디엔이가 일치하는 것까지 부인하는 원인은?

= 자기보호 심리다. 디엔에이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며, 범행을 부정한다.

- 지능 상태는 어떤가?

= 김길태는 타 지역 도주가 불편한 심리상태여서 피해자가 발견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 심경변화가 있는가?

= 시점을 통해 변화조짐 있다고 못박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인식하는 단계에 있다. 어느 순간 모든 것이 드러나는 자백이 많다. 아직 일관되게 가고 있다.

- 통상적으로 자백시점은 언제인가?

= 단정짓기 매우 어렵다. 수사관이 추궁할 것인지 다른 수사방법 사용할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

- 디엔에이 데이타를 김길태에게 보여주었나?

= 수사과정에서 제시됐다.

- 강호순 등 앞의 사례와 비교해서 어떻나?

=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피해자보다는 본인의 신변을 우선시하고 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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