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준 코트디부아르 주재 대사
박윤준 코트디부아르 주재 대사
“서아프리카의 중심지인 코트디부아르에 평화가 정착되면 국제사회의 지원과 경제재건 사업이 본격화되고, 한국 기업의 참여도 크게 이뤄질 것입니다. 이 나라 지도층 인사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의 경제개발 경험을 듣고 싶어합니다.” 지난 5일 수도 아비장 현지에서 만난 박윤준(사진) 코트디부아르 주재 대사는 이곳이 ‘기회의 땅’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2002년 쿠데타, 2004년 정부군과 북부 반군의 무력충돌 등이 일어나 남북으로 갈라지기 전까지 삼성 엘지 등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었고, 모두 철수한 지금도 현지 판매인 등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시장점유율이 10%대를 유지하고 있고, 고급 휴대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박 대사는 전했다. 2007년 3월 평화협정을 맺고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정부와 반군은 오는 5월 ‘민주적 대통령 선거’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도 ‘주민확인’ 작업은 난관에 부딪혀 있다. 박 대사는 “서구 국가들이 식민지 시절 임의대로 그어놓은 국경선 때문에 같은 부족들이 서로 국경을 넘다보니 누가 코트디브아르 국민이고 선거권을 갖고 있는지 분간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박 대사는 남부는 물론,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북부까지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평화가 찾아올 때를 대비한 ‘터닦기’를 하고 있다. 교육과 보건 협력 사업에 특히 역점을 두고 있다. 한국에서 중고컴퓨터를 기증받아 학교와 정부기관에 무상지원했다. 살 파먹는 박테리아로 알려진 부룰리 궤양의 퇴치 사업과 함께 5월부터는 말라리아 예방용 모기장도 공급할 예정이다. 한때 ‘백인들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말라리아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곳이어서 2008년 5월 부임한 그와 그의 부인도 예외없이 고생을 했다. 이런 열성이 통한 덕분에 아비장에서 북쪽으로 250㎞ 떨어진 디디에비 마을에선 그를 ‘명예추장’으로 추대하기도 했다. 아비장/글·사진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