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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하루 만에 잡을걸’ 부실수사 도마에

등록 2010-03-15 20:12수정 2010-03-15 21:49

범행뒤 근처에서 잤는데…실종신고 수색 소홀
미리 용의선상에 놓고도…양부모집 감시 허술
검거전 코앞에 숨었는데…결정적 제보는 무시




부산 여중생 이아무개(13)양을 납치·성폭행·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길태(33)씨가 범행을 자백하면서 경찰의 부실수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이양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았을 때부터 큰 실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양의 어머니가 지난달 24일 밤 10시50분께 실종신고를 하자 경찰은 시력이 나쁜 이양이 자신의 안경과 휴대전화를 놓고 사라졌고, 집 안에 낯선 발자국이 남아 있었는데도 단순 가출로 보고 소수 인원만 동원해 수색을 벌였다. 김희웅 이양사건 수사본부 부본부장(사상경찰서장)은 15일 브리핑에서 “실종신고를 받은 당일엔 지구대와 방범순찰대 일부 경력으로 수색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며 “수색에 소홀했던 부분이 있었던 점을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이 처음 수색을 했을 때 김씨와 이양은 이양의 집에서 불과 50여m(직선거리로는 30여m) 떨어진 빈집(무당집)에 있었다. 경찰이 수색 당시 빈집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골목 위주로 형식적인 수색을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 경찰은 김씨가 자신의 덕포동 집 근처를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으면서도 김씨가 어릴 때 살았던 삼락동 집 주변을 유의깊게 수색하지 않아 김씨를 조기에 검거하는 데 실패했다. 실제로 김씨는 삼락동 집 근처 ㅎ빌라 3층 옥상에 숨어 있다가 10일 붙잡혔다.

게다가 경찰은 7일 김씨가 붙잡힌 ㅎ빌라 옆 미용실 업주한테서 “27만원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가족 내부 소행으로 결론짓고 말았다. 김씨가 어릴 때 이 동네에서 살았던 것과 연관시켜 김씨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잠복과 함께 ㅎ빌라 주변을 집중수색했다면 10일 이전에 김씨를 검거했을 수도 있다.

특히 경찰이 1월에 덕포동에서 22살 여성을 납치해 자신의 집 옥탑방에 12시간 감금하면서 세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김씨를 당시에 검거했다면 이양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씨가 앞서 2001년 5월 덕포시장 근처에서 30대 주부를 납치해 9일 동안 자신의 집 옥탑방에 감금해 성폭행한 사실을 고려했다면 1월의 성폭행 사건에 대해 집중 수사를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김씨가 이양을 살해한 다음날 버젓이 자신의 집에 들러 운동화를 갈아신고 나온 것이나 3일 눈앞에서 도망가는 김씨를 놓친 것 등은 경찰의 수사와 수색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드러낸 대표적인 사례다.


덕포동 주민들은 “납치와 성폭행, 살해에 이어 주검 유기에 이르기까지 범행 일체가 이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30여m, 도피행각도 직선거리로 300여m 안에서 벌어졌다”며 경찰의 부실한 수사를 지적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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