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습지로 알려진 경북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 구담습지에서 4대강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경상북도가 시행하는 낙동강살리기사업 일반공구 구담보 가물막이 공사가 지난 11일 벌어지는 모습. 안동/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집중점검 4대강 사업]
안동 구담보, 습지 훼손 아랑곳없이 밀어붙여
금강선 550억 들여 수상레저용 대덕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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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강행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경북과 대전 등 지방정부들이 4대강 사업에 편승해 보를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나서 즉흥적 예산낭비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5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구담리 4대강사업 낙동강 37공구(예천4·안동1지구) 구담보 공사현장은 제방 흙을 떠내는 굴삭기와 기중기 소음이 요란했다. 경북도가 지난 1월13일부터 공사에 들어간 구담보는 지난해 6월 정부가 발표한 4대강 사업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은폐 의혹이 일어났던 4개 보 가운데 한 곳이다. 보 규모는 2.7m 높이에 가동보 231m, 고정보 247m 등 폭 478m다. 37공구의 전체 길이는 10.13㎞, 26개월 동안 총사업비 463억원을 들여 보 건설 외에 13.40㎞의 하도도 준설한다. 4대강 사업 계획에도 잡혀 있지 않은 보를 추가로 만드는 데 대해 경북도는 “갈수기 때 수량이 부족해 하천 기능을 못하고 있으므로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려면 친수용 보를 건설하고 하도를 준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사업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데다 보를 쌓고 준설함에 따라 주변 지역이 침수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구담1리 김종남 이장은 “보 공사 현장은 얼마 전까지도 천혜의 습지라며 나무도 못하게 하던 곳”이라며 “보가 만들어지면 하천 주변의 숲과 습지는 물론이고 주변 지역까지 침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아직까지 주민설명회는 고사하고 주민들의 우려와 질문에도 시청 공무원이나 공사 관계자들은 대답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낙동강지키기 대구경북시민행동 등 지역 환경단체들은 “상류에 안동댐이 있어 습지가 됐는데, 이곳에 보를 건설하면 이 구간의 물 체류 기간이 크게 늘어나 강이 아닌 호수가 될 것”이라며 “수질이 악화하면 멸종위기종인 수달 등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의 서식지인 구담습지 등이 훼손된다”고 우려했다.
지방정부가 4대강 사업에 편승해 벌이는 사업들
대전 대구/송인걸 박영률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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