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사립대 전 축구감독 ‘반칙왕’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경기 결과를 조작하려 심판을 매수하고 선수단 운영비 가운데 1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배임증재 등)로 유명 사립대 축구부 전 감독 김아무개(42)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8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국대학축구선수권대회 등 9개 경기에서 심판 11명에게 ‘경기에서 꼭 이기게 해달라’며 각각 20만~1000만원의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가 심판에게 건넨 돈은 17차례에 걸쳐 모두 23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김씨한테서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심판 11명과 심판 매수를 도운 학부모 2명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의 ‘심판 매수’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9월 열린 유명 사립대 간 정기 대항전에서는 상대팀 감독이 편파 판정에 항의하다 심판에게 퇴장당한 일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가 이끌던 축구팀은 이 경기에서 2 대 1로 이겼으며, 그는 당시 주심 ㅇ씨 등에게 모두 1590만원의 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김씨는 2007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선수 학부모 45명에게서 선수단 운영기금으로 모두 5억8000여만원을 받아 이 가운데 1억700여만원을 유흥비 등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감독 생활을 계속하고 싶어 심판을 매수했지만, 횡령은 돈을 관리한 학부모회 쪽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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