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봉은사 외압’ 논란]
한자리에 있던 고흥길
“두 사람 대화 기억안나”
한자리에 있던 고흥길
“두 사람 대화 기억안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2일 자신이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좌파 스님”이라고 부르며 봉은사의 직영사찰화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에 대해 “일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응만 하면 문제가 자꾸 커지기만 한다. 이 문제는 (불교)종단과 사찰의 경영권 문제에 관한 분쟁이니만큼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거듭 “최근 일부 언론이 내 말을 꼬고 왜곡해 ‘좌파 교육 발언’이라고 보도한 적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앞으로 (명진 스님이) 무슨 말을 해도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도 명진 스님 발언에 관해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는 명진 스님이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안 원내대표는 저를 모른다고 했지만 저와 안상수 대표는 (관악산) 연주대의 선원장으로 있을 때부터 잘 안다”고 말한 부분 등에 관해서도 입을 닫았다.
안 원내대표의 침묵은 전날 명진 스님의 발언을 적극적으로 부인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안 원내대표는 전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1월께 자승 총무원장께서 템플스테이 예산 등 불교계 숙원 사업에 관한 예산 문제 때문에 만나자 해서 만났고, ‘좌파 스님’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안 원내대표는 “작년에 일어난 일을 일일이 기억할 수도 없는 문제”라고 얼버무렸다.
그는 전날 “명진 스님은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자신이 한 말을 어디서 들었는지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도 했지만 명진 스님이 “그 자리에 동석했던 김영국 거사”라고 출처를 공개한 뒤엔 발언하지 않았다. 안 원내대표는 전날엔 자신과 자승 총무원장, 고흥길 의원 3명이 아침을 먹었다고 했다.
고흥길 의원은 22일 “그날(자승 총무원장, 안상수 원내대표 등과 한 조찬 모임) 나는 설명을 듣고 자료를 검토하느라고 두 사람 대화에 신경을 쓰거나 개입하거나 할 처지가 아니었다”며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의원은 김영국 거사에 대해서는 “김 거사가 그날 함께 공양을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자리에 앉아 있기도 하고 자료 들고 두어차례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는 조찬 자리에 3명이 참석했다는 안 원내대표의 주장과는 다른 것이다.
성연철 김지은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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