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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지하수위 5m 상승’ 환경평가에도 정부 “영향 미미”

등록 2010-03-23 08:35

보 건설에 따른 하천 지하수위 변동
보 건설에 따른 하천 지하수위 변동
국토부 보 주변농지 피해 예상하고도 축소 급급
하천학회 “침수피해 정확히 분석해 보 재설계를”
영산강 환경평가도 졸속·무시

영산강의 2개 보로 인한 주변 농경지의 침수 규모는 대규모 침수가 우려돼온 낙동강 함안보 주변 지역의 침수 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2009년 단 넉달 만에 마무리된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논란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산강 일대 농경지의 침수 규모는 정부의 ‘마스터플랜’에도 포함돼 있지만, 정부는 피해 규모가 미미할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대한하천학회 박창근(관동대)·박재현(인제대) 교수의 공동 연구 결과를 보면,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에 보가 설치되면 지하수위가 1.0~2.5m에서 3.5~5.8m로 2.5~3.3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본양리는 3.0~4.2m, 가흥리는 1.2~2.2m, 영동리는 0.2~0.4m씩 지하수위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죽산보는 지난해 10월 착공해 공정률 9% 정도이며, 내년 12월 완공된다.

또 광주시 남구 승촌동 주변은 보 설치 전 4.5~5.5m이던 지하수위가 보 설치 뒤 7.8~8.5m로 3.3~4.0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인근 도산동은 0.5~0.8m, 장록동은 0.2~0.4m의 지하수위 상승이 예상됐다. 승촌보의 공정률은 6% 정도이며, 내년 12월 완공된다. 이에 따라 박재현 교수는 “영산강 주변 나주평야 일대 농경지 등 9.61㎢(290만평)의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정부의 환경영향평가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산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만에 마무리돼 ‘졸속’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테면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는 ‘죽산보 설치 이후 영산강 주변 수위가 보 설치 구간 상류부에서 약 1.0~6.0m, 지하수위는 최대 4.95m 상승’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영산강 보 주변의 지하수위가 올라가면 이 지역에서의 농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박창근 교수는 “정부가 영산강 2개 보 주변 농경지의 습지화와 침수 피해를 정확하게 분석한 뒤 보의 재설계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 건설에 따른 승촌보·죽산보 침수 예상 지역
보 건설에 따른 승촌보·죽산보 침수 예상 지역

특히 국토부 4대강사업본부가 공식 발표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2009.7)에도 영산강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농경지 피해 가능성이 예상돼 있다. 죽산보~승촌보 구간에서 1.6㎢(48만평), 승촌보 상류 0.6㎢(18만평)의 제내지(제방 바깥 공간)가 지하수위 상승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스스로 지하수위 상승 사실을 인정하고도 침수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모순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영산강 죽산보(1~2공구) 환경영향평가서의 ‘지하수위 변화 등 주변영향 검토’(434쪽)를 보면, ‘보 설치에 따른 지하수위 상승 영향은 미미하다’고 단정하고 있다. 또 ‘배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부 국토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영산강 환경영향평가 당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으나 농경지 침수 피해는 문제되지 않았다”며 “대한하천학회 소속 교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분석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추진본부 관계자도 “영산강 인근 농경지는 점토질이어서 지하수위 상승으로 인한 농경지 침수 피해는 극히 미미할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서 배수시설을 확충하는 내용을 담았고, 사후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김성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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