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정의로운 사기꾼, 지구를 지켜라

등록 2010-03-23 19:20

앤디 비클바움(47)
앤디 비클바움(47)
다큐 ‘예스맨 프로젝트’ 감독 앤디 비클바움 방한




“우리의 속임수는 묻힌 진실을 알리려는 미디어한테 ‘꺼리’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자신이 감독 겸 작가 겸 프로듀서를 맡아 만든 다큐영화 <예스맨 프로젝트>를 홍보하러 서울에 온 앤디 비클바움(47·사진)은 22일 미국의 시민운동단체 ‘예스맨’의 활동을 언론인과의 협동작업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양심적인 저널리스트라도 소속 언론사가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기 때문에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문제를 보도할 기회를 잡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일으키는 소동을 핑계삼아 우리가 왜 그런 짓을 하는지로 초점을 자연스럽게 옮길 수 있다.”

인도 보팔참사 보상 외면한 다우 등
비양심 기업·단체 사칭해 참회발표
“속임수로 진실 밝히는 계기 제공해”

그와 마이크 보나노가 만들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예스맨은 1996년 출범 이래 인도 보팔 참사의 보상을 외면하는 다우, 환경오염에 등을 돌린 석유기업 엑손, 지구온난화에 무관심한 강대국 등을 사칭하는 방식으로 20여차례에 걸쳐 “우리가 틀렸다”며 거짓 참회 발표를 함으로써 그들을 조롱하는 동시에 지구적 참사의 본질을 환기해 왔다.

“인도 보팔 참사만 해도, 다우가 사고를 일으킨 유니언카바이드사의 자산만 인수하고 사고 책임은 외면한 실상이 20년간 묻혀 있었지만, 우리의 소동으로 미국에서만 600여 언론사가 기사로 다뤘다.”

‘목적이 옳아도 속임수는 비난받을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그들은 자체가 거대한 악이며 영구적인 속임수를 획책하는 데 비해, 우리는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며 속임수 역시 길어야 한 시간 정도 지속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가 예스맨이 된 것은 우연한 사건이 계기였다. 게임업체 프로그래머로 재직하던 96년, 헬리콥터 시뮬레이션게임 ‘심콥터’에 비키니 입은 남자들이 키스하는 애니메이션을 몰래 삽입했다. 매우 남성적인 게임을 중화시키려던 단순한 장난이었지만 8만개의 상품이 팔리며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회사에서 잘린 그는 같은 해 ‘엎어진 김’에 예스맨을 만들었다. 처음 사고를 친 것은 2000년 오스트리아 국제서비스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총장 대리인을 사칭해 투표권 경매제도를 제안함으로써 돈이면 정치든 경제든 다 되는 현실을 조롱했다.

‘얼굴이 꽤 알려져서 이제 활동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하자 그는 문제가 지속되는 한 ‘제2의 앤디 앤 마이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활동과 영향은 미미하다. 하지만 뜻있는 사람들이 법률, 제도, 정치 등 각자 분야에서 힘을 합치면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 수 있다. 그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다.”

<예스맨 프로젝트>는 25일부터 씨지브이(CGV) 8곳, 중앙극장, 천안 아우리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글·사진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