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 대변인 원담 스님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총무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압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wjryu@hani.co.kr
대변인 원담 스님 “정치인에 의해 움직이는 종단 아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불교계 압력’ 의혹과 관련해 문제의 자리에 동석했던 김영국(52)씨가 23일 이를 확인하는 증언을 했는데도, 조계종 총무원은 “외압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자승 총무원장과 안 원내대표의 만남에서 오간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조계종 대변인 원담 스님(총무원 기획실장)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2층 회의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조계종은 모 정치인에 의해 움직이는 종단이 아니다. 그 이상의 압력이 있어도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며 “종단이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정한 이유는 도심 사찰 포교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담 대변인은 이어 “총무원장 스님이 그날 (안 원내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총무원장 스님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정치인, 언론인, 경영인, 외국인 등 4000여명 정도의 사람들을 만났고 안 원내대표와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그들 가운데 한 명일 뿐이라 그때 대화 내용을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은 우습다”고 했다.
또 그는 “봉은사 직영사찰 전환은 종단이 종원 종법 절차에 의해 중앙종회의 무기명 비밀투표를 거쳐 결정한 것으로 총무원은 집행기관일 뿐”이라며 “총무원장 스님이 중앙종회 석상에서 현 주지스님(명진 스님)의 임기를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원담 대변인은 이어 “정권의 외압이 있었다면 (총무원이) 명진 스님부터 해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원담 대변인은 ‘외압 여부와 무관하게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 여부를 총무원장이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은 여기까지”라고 말한 뒤 회견을 마쳤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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