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경찰서 병역비리 수사 개요
소환조사 200여명 중 9명 불구속기소 송치
충분한 증거없이 소환 ‘과잉수사’ 비판 일어
충분한 증거없이 소환 ‘과잉수사’ 비판 일어
6개월 동안 200여명의 피의자를 소환 조사한 ‘어깨수술 병역비리’ 사건 수사 결과가 나왔으나, 경찰은 단지 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데 그쳤다. 경찰이 충분한 증거도 확보하지 못하고 피의자들을 대규모로 소환하는 등 과잉 수사를 벌였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23일 경기 일산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경찰은 수사 대상자 203명 가운데 1차로 혐의가 뚜렷한 9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서울 ㅁ병원에서 어깨 탈구수술을 받은 뒤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4~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을 기피한 사람 가운데 고의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경우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병역을 회피할 목적으로 어깨수술을 받았다”는 자백과 정황 증거를 확보했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190여명 가운데 혐의가 짙은 126명에 대해서는 보강 조사를 벌여 추가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희석 일산경찰서 형사과장은 “피의자의 자백과 진료기록 말고도 병역 기피를 입증할만한 다른 정황들을 확보했다”며 “조사를 마친 사람부터 차례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어깨탈구 수술을 해준 ㅁ병원 의사 3명에 대해서도 보강 조사를 벌여 형사처벌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은 6개월이나 조사를 벌이고도 203명의 피의자 가운데 단 9명만을 검찰에 송치함으로써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일산경찰서는 지난달 7개팀 45명에 이르렀던 수사전담팀을 1개팀 7명으로 대폭 줄였다. 수사인력을 고려할 때 126명에 대해 보강 수사를 벌인 뒤 추가 송치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이 그대로 집행될지도 불투명해 보인다. 경찰에 여러 차례 보강 수사를 요구해온 검찰도 기소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조희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는 “이들에 대해 수사 서류를 검토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 뒤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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