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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대학생 IP 추적 ‘학원사찰’ 의혹

등록 2010-03-26 09:13

외국환거래 위반들어 신원조회 요청…경찰 “산업관련 수사”
경찰청이 수사에 필요하다며 최근 일부 대학에 특정 아이피(IP)를 쓴 학생들의 인적사항 등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생들은 “‘학원사찰’의 망령이 부활한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인 조아무개(23)씨와 박아무개(21)씨는 25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앞에서 열린 ‘대학 민주주의 찾기 공동행동’ 행사에 나와 “경찰청 보안3과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한다며 나에 대한 신원조회를 서울대에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경찰이 학교 쪽에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 이 공문을 보면, 경찰은 지난 5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특정 아이피의 △접속 장소(주소지) △해당 주소지의 가입자 인적사항 △연락처의 조회를 서울대에 요청했다. 경찰은 또 서울대뿐 아니라 서강대, 고려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서울시내 주요 대학과 에스케이브로드밴드 등 초고속인터넷 회사를 포함한 14곳에 아이피 조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을 보낸 경찰청 보안3과는 “외국환거래 수사를 하다가, 의심스러운 아이디(ID) 하나로 여러 곳에서 접속한 기록이 있어 대학 등에 이들의 신원조회를 요청했다”며 “서울대에선 회신 공문이 오지 않아 우리는 (신원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설명했다.90

하지만 해당 학생들은 “경찰이 ‘외국환거래 수사’라는 거짓 목적을 내세워 사실상 정부에 비판적인 학생들에 대한 감시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공문을 보낸 경찰청 보안3과는 국가보안법 위반 의심 사건이나 대공수사 등을 전담해 ‘홍제동 대공분실’로 불리는 곳이다. 경찰 내부에서조차 “홍제동 대공분실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는 게 납득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경찰이 서울대에 신원조회를 요청한 조씨와 박씨는 함께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했고, ‘자본주의연구회’라는 비판적인 대학연합 학술단체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조씨는 이 단체의 회장이기도 하다. 조씨는 “자본주의연구회가 아이디를 공동으로 쓰는 전자우편이 있는데, 나와 박씨를 포함해 동아리의 지부가 있는 대학이 조사 대상인 점 등을 보면, 경찰이 이 전자우편의 아이디를 수사 또는 사찰의 대상으로 삼은 듯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어 “경찰이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라고 했는데, 내 은행 거래는 통장 입출금이 전부여서 조사받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조씨의 주장대로라면, 경찰은 수사 목적을 거짓으로 내세워 대학에 학생의 인적사항을 요구한 것이 된다. 서울대 중앙전산원 관계자는 “경찰이 이렇게 요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번 경우는 해당 학생이 자료 제공을 거부해서 회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보안국 관계자는 “보안3과에서는 산업보안 관련 수사도 한다”며 “우리가 첩보를 입수해 외국환거래 위반 혐의를 내사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경미 김연기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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